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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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과연 이상한 것이다, 박민규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책 2013. 3. 30. 11:08
3. 20. - 3. 21. 박민규 -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 인간은 과연 이상한 것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다. 끝없이 비교하고 확인해야 마음을 놓을 수 있다. 즉 끝없이 부끄러워하고 부러워하는 것이 인간이다. 책을 읽고 두 가지를 결심했다. 하나는 박민규의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다시 읽을 것이다. 다른 하나는 전공 공부를 시작할 것. 이상한 일이다. 한 권의 책을 읽고 삶과 스펙을 동시에 떠올렸다. 다른 무엇보다 자신의 본질, 즉 칠 수 있는 공만 치라고 말하는, 진정한 자신의 삶을 살라고 말하는 삼미와 칠 수 없는 공도 칠 수 있게 만드는 전공 공부가 떠오른 이유는 책이 가진 관점 때문일 테다. 역시, 과연 인간은 이상한 것이군. 최근에 책을 읽으며 한가지 느낀 것이 있다. 과학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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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같은 소설, 은희경의 <그것은 꿈이었을까>책 2013. 3. 30. 09:31
3.19. - 3.20. 은희경 - 그것은 꿈이었을까 시크한 시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시선 그러나 몽롱한 의식. 그것은 꿈이었을까. 책을 읽는 내도록 몽롱했다. *캔맥주를 마신 뒤 취해 잠이 들고, 잠에서 깨어났을 때 근데 여기가 어디지, 하고 허망이 중얼거리게 만드는 느낌의 책은 없을까 하고, 작가의 말에는 이 문장이 있다. 어쩐지 책을 읽기 전보다 삶이 허망하고 몽롱하여 술에 취한 것 같기도 하며 잠을 덜 깬 것 같기도 하다. 다름 아니라 책을 읽는 도중 주인공처럼 망상을 하고 심지어 백일몽도 꾸었다. 아주 컴컴한 방에 앉아있는 백일몽, 책 속의 마리아인지 마리암인지 이름 모를 소녀가 나타나 '너에게 가고있어'라고 외치는 백일몽. 다른 버전의 필름도 많지만, 빛에 과다노출된 듯이 흐릿하다. 이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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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무의식에 다가갈 수 있는, 정도언의 <프로이트의 의자>책 2013. 3. 30. 09:27
3.15. - 3.19. 정도언 - 프로이트의 의자 인생의 책 * '정상적 인간'이란 사실 평균적인 의미에서 정상이다. 그의 자아는 여기저기에서 크게 혹은 작게 정신병자의 자아와 비슷하다. - 지그문트 프로이트 책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말이다. 때때로 나는 나 자신을 분리해서 바라보고 있었다. 어느 때는 매운 현실적인 나, 어떤 때는 매우 소심한 나, 어떨 떄에는 매우 불안한 나. 그래서 가끔은 내가 정상인 것 같으면서 때론 타인과 다른 부분이 존재한다고 느꼈다. 나 역시 평균적인 의미에서 정상이란 것을 알았다. 자신을 '인정'하는 것. 바로 이 책의 기능이다. 책의 저자는 유명한 이다. 이는 일반적인 나 와는 다르다. 프로이트 학파답게 그의 내면에 숨겨진 '무의식'에 집중한다. 겉으로만 보이는 행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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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따스한 위로는 믿음(방목), 은희경님의 <소년을 위로해줘>책 2013. 3. 16. 19:26
3. 14. - 3. 15. 은희경 - 소년을 위로해줘 세상의 어떤 소녀이든 소년이든 느꼈을 사춘기 시절의 마음과 처음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의 설렘, 조심스러움, 그리고 의심이 담겨있는 책이다. 또한 어른이라는 기성 세대에 반발을 표하며 성적보다야 진짜 자신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성장 소설. 은희경 작가님의 책은 마이너함, 그 애매한 감정의 순간들을 정확히 포착한다. 같이 책을 읽은 후임에게 이 책에서 무엇을 느꼈냐고 물으니 - 성장소설인 것 같습니다. 완득이보다 감정 묘사가 좀 더 섬세할 뿐, 특별히 무엇을 이야기 하려는지 모르겠습니다. 나 역시도. 무엇을 위해 작가가 이 글을 썼는가 파악이 안된다. 정말 이 세상 소년을 위로하기 위해 긴 소설을 쓴 것일까? 아마도 그런것같다. 다만 주인공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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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태연하지 못한, 은희경님의 <태연한 인생>책 2013. 3. 16. 17:30
3. 12. - 3. 13. 은희경 - 태연한 인생 독자가 책을 읽을 때 스토리/인물/문체 3가지 요소를 바탕으로 읽는다고 하면 나는 그 중 인물을 가장 중요시하고 읽는다. 주인공이 어떤 성격인지, 그런 성격을 가지게 된 배경은 무엇인지, 성격에 맞는 행동을 하는지, 어떤 직업을 가지고 그에 맞는 행동을 하는지, 등 인물에 가장 초점을 둔다. 은희경님의 소설에는 인물에 대한 통찰력이 있다. 어떤 상태에 대하여 묘사나 은유가 가슴에 와닿는다. 그 감정, 순간의 고독과 고통에 대한 묘사가 정확하다. 그래서 자주 찾게된다. 내가 표현하지 못한 감정들을 작가님이 표현했을것만 같아서. 이번 작품의 주인공은 '작가'라는 직업을 가지고있다. 소설가가 소설가를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을 썼다. 주인공 '요셉'은 어딘가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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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라보는 색다른 관점,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책 2013. 3. 16. 16:23
3. 4. - 3. 12. 리처드 도킨스 - 이기적 유전자 세상을 바라보는 흥미로운 관점을 소개해주는 책이다. 그 관점이란 것은 '생물 개체'를 중심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개체 내의 '유전자'에 의해 우리가 진화했다는 것. 보고, 숨쉬고 맛보는 것은 각각의 개체 - 심지어 나까지- 가 하는 활동인데 이것은 개체 내의 유전자를 위한 것이다. 우리가 사랑을 나누고, 고민을 하는 것 역시 유전자와 관련이 있다니, 신비롭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생물 개체 = 생물 기계 단위로 서로를 만나기 때문에 이런 고민을 하지 않는다. 같이 살아가는 가족 역시 유전자라기보다는 한 명의 사람, 생물 개체로 바라보고, 같이 자라는 친구들 역시 세포가 많아지며 성장했다기보다는 한 명의 인간으로서 '나이에 맞게 크는구나'라고 생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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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빛)같은 책, 할레드 호세이니의 <천 개의 찬란한 태양>책 2013. 3. 16. 15:10
3. 1. - 3. 4. 할레드 호세이니 - 천 개의 찬란한 태양 처음부터 이런 결말일 수 밖에 없다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의미가 없겠거니 생각했다. 가슴아프면서 따뜻한 결말이다. 최근 책 한 권에서 최고의 감동을 느끼기 위해서는 하루나 이틀 내에 읽어야 한다는 글을 보았다. 평일 출퇴근하며 짬짬히 읽는 것보다 주말에 데이트를 희생하고서라도 좋은 책은 읽을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읽을때에야 글의 리듬을 놓치지 않고 작가의 의도와 문학적 장치 및 복선을 발견하는 감동과 기쁨을 온전하게 느낄 수 있다. 이 책을 4일에 걸쳐 읽었으나 마지막 날 책의 80%를 읽었다. 마지막 날이 되어서야 이 책의 가치를 온전히 느낀다. 호세이니님은 꿈과 날씨등을 이용해서 사건의 분위기를 보여주고 어떤 단어들은 아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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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위해서라면 천 번이라도, 할레드 호세이니의 <연을 쫓는 아이>책 2013. 3. 16. 14:33
2. 28. - 3. 1. 할레드 호세이니 - 연을 쫓는 아이. 너를 위해서라면 천 번이라도! 천 번.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이 표현이 상투적일까? 천 번. 얼마나 큰 숫자인지. 그 사람이 얼마나 당신을 생각하고, 당신을 위해 행동하는지. 아름다운 말이다. 너를 위해서라면 천 번이라도. 작가님은 매우 부드러운 시선으로 소설을 이야기한다. 아직 순수한 어린아이처럼. 그래서 더욱 쓰라리다. 부드럼움 속에서 아픔이, 어렸을적 상처를 바라보는 눈빛이 가슴아프다. 바로 아이러니. 책의 주인공 아미르는 글을 쓰는 작가이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 글 속에는 아이러니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연을 쫓는 아이」에는 부드럽고도 아프게, 아프면서도 상처가 치유되는 아이러니가 존재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연은 전통적인 놀이기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