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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 Mask, 우리는 마스크를 쓰고 살아간다.
    영화 2014. 2. 10.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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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0210(월) 감상


    1994 / 감독 : 척 러셀 / 주연 : 짐 캐리, 카메론 디아즈 / 장르 : 코미디, 판타지


    우리는 마스크를 쓰고 살아간다.


    칙 치키 붐, 칙 치키 붐♬으로 유명한 Cuban pete(Jose Norman, 1936)

    경찰에게 포위당한 위험한 순간을 모두의 어깨와 엉덩이를 덩실거리게 만드는 마법의 음악


     오늘도 나는 좋은 영화를 봤다. 이 기쁨을 누군가에게 전달해야 하는데 친구들에게 전달하기 쉽지가 않다. 뜬금없이 무슨 이야기냐며 이해해주지 못할 친구도, 공부는 하면서 영화를 보냐고 핀잔을 줄 현실적인 친구들도 있다. 그래서 나는 가면을 쓴다. 가면을 쓰고 아무도 나를 모르고, 나 역시 -모두가 가면을 썼기에- 아무도 모르는 개인적인 공간인 블로그에 감상을 올린다.

     

     이런 익명성만이 가면은 아니다. 오늘은 울산에 눈이 많이 왔다. 등교하는 동생에게 아이젠을 건내주었으나, 그냥 싫다며 거부했다. 이유도 뚜렷하지 않은 체 그저 싫다!고 일관하는 동생에게 화를 냈다. 매우 반성하고 부끄럽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내가 쓰고 있는 가면의 일부를 벗어던져 부끄러움을 느끼는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평소 동생과는 감정교류를 별로 하지 않고 살아간다. 각자의 삶은 각자가 알아서 산다고나 할까. 동생에게 그렇게 내 (분노, 짜증 등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적은 오랜만이다. 니 알아서 살아라!는 가면은 벗어둔체로.


    우린 모두 마스크를 쓴 셈입니다.

    입키스(짐 캐리 역)의 애완동물 마일로 옆에 문제의 마스크가 보인다.


     사실 우린 모두 마스크를 쓴 셈이다. 숨긴 표정, 거짓된 언어, 과장된 몸짓 등으로 만들어진 마스크. 우리의 삶 그리고 낯(면)과 너무 밀접하기에 진짜 얼굴이 무엇인지 잊어버리곤 한다. 나는 중학교 때 부터 이런 고민을 많이했다. 집에서 내 모습, 중학교에서 내 모습, 학원에서의 내 모습. 세 가지가 너무나도 달랐다. 어떤 측면에서의 내가 진짜 나일까?에 대한 고민이 끊임없었다. 때론 내가 너무 진정성이 없어보이기도 했고, 심지어는 내가 다른 내 모습(유머러스하고 당당한)을 부러워하기도 했다. 마치 주인공 입키스가 마스크를 착용한 자신의 욕망이 분출된 모습을 부러워하는 것과 같지않은가?

     물론 이런 고민들이 해결된 건 아니다. 아직도 상황에 따라 지나치게 이완되고, 지나치게 수축되는 내 모습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진짜 나는 이런 모습이 아닌데...진짜 내가 하면 다를꺼야. 라고 자위를 하며. 책을 읽으며 이런 모순들에 대한 답을 얻은적이 있다. 그 순간, 상황도 나라고. 진정한 내가 따로 있는게 아니라 이런 작은 고민을 하는 것도 나에 속한다고. 내가 가진 다양한 마스크들 역시 내 얼굴이라고.


    카메론 디아즈의 리즈시절. 이렇게 아름다운지 처음 알았다.


     오해란 그 사람에 대한 편견이나 이해의 부족으로부터 발생한다. 티나(카메론 디아즈 역)의 아름다운 마스크만 보고 그녀를 인간적으로 대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긴 인간적으로 대할 수 있는 외모가 아니다. 유일하게 티나를 인간적으로 대해준 입키스에게 사랑에 빠지고 만다. 중요한 점은 여깄다. 티나가 입키스에게 호감이 있다고 묘사되는 포인트가 있는데, 입키스는 자신의 뛰어난 면(마스크를 썼을 때)에 빠져있는지 알고 그 포인트에서 마스크로 도망친다. 그러나 결국은 마스크 속에 있는 남자에게 빠져있었다는게 밝혀진다. 마스크 속에 있는 남자.


     우리는 때로 우리가 느끼는 긍정적인 면만을 진정한 자신이라고 생각한다. 마이너하고 찌질한 면면들은 부정한 채. 그러나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 사랑의 정의가 그 사람에 대한 온전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다고 할 때 - 그 면마저 감수하고 혹은 면에 빠져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마스크를 쓰고 살아간다. 보이는 것은 마스크 뿐이지만, 마스크 속에 있는 또다른 얼굴 역시 함께 살아간다. 아주 인간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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