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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letter, 잘 지내시나요?영화 2014. 2. 12. 15:41반응형
140211(화) 감상
1995 개봉 / 감독 : 이와이 슌지 / 주연 : 나까야마 미호, 토요카와 에츠시
お元氣ですか!!! 私は元氣です!!! (오겡끼데스까!!! 와따시와 오겡끼데스!!! / 잘 지내나요!!! 저는 잘 지내요!!!)
유명한 영화. 그러나 일본의 감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겐 별 감흥이 없을지도 모른다. 나도 그렇고. 더불어 러브레터의 대표적인 명대사 "오겡끼데쓰까!!!"의 페러디물을 너무 많이 봤기 때문일까? 감정의 최고조선에서 나도 모르게 피식해버렸다. 이 영화를 5년전에 봤다면 어땠을까? 상상하기도 한다.
아쉬움에 영화에 관한 정보를 계속 찾아보았다. 주인공 와타나베 히로코(나까야마 미호 분)가 후지이 이츠키(男, 카시와바라 타카시 분)에게 잘 지내나요!!!를 외치는 것을 히로코의 마음에 변화(즉, 놓아주겠다.)에서 시작된다고 추측하지만 그렇지 않다. 이는 후이지 이츠키(男)가 마지막으로 불렀던 노래, 즉 유언을 들은 후에 그를 마음속에서 놓아준다. 그가 유언으로 부른 노래는 마츠다 세이코의 <푸른 산호초(青い珊瑚礁)>이다.
푸른 산호초의 첫 구절은 다음과 같다. (참고로 푸른 산호초는 러브레터의 감성적인 분위기와 달리 밝은 노래다.)
あゝ 私の恋は南の風に乗って走るわ
아- 내 사랑은 남쪽 바람을 타고 달려요
あゝ 青い風切って走れあの島へ・・・
아- 푸른 바람 가르고 달려요 저 섬으로..@구글지도 검색
이츠키(男)는 고등학교 3학년에 오타루에서 고베로 전학을 온다. 오타루는 고베보다 북쪽으로 떨어진 도시이다. 즉 둘 간의 거리는 남북한 최남단과 최북단 정도로 아주 멀리 떨어진 도시고, 오타루는 훗카이도-남쪽 바람을 타고 푸른 바람을 가르고 달려야 닿을 수 있는 섬-에 있다. 이츠키(男)와 마지막 등산을 다녀온 선배들은 그가 평소에 좋아하지도 않던 마츠다 세이코의 노래를 왜 불렀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이츠키(男)을 잊지 못하는 마음에 이츠키(女)와 편지를 주고받으며 그녀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준 히로코만이 그가 노래를 부르는 진의를 파악한다.
영화를 보면서 소름끼치던 설정이 바로 이츠키(男)의 연인인 히로코와 이츠키(女)가 매우 닮았다는 설정이다.(그리고 영화에서도 나까야마 미호가 1인 2역을 소화해낸다) 그가 히로코를 단지 이츠키(女)와 닮았다는 이유로 사귀고 결혼을 약속하였을지도 모른단 사실을 작가가 은밀하게 비춘다. 히로코가 그 사실을 졸업엘범을 보며 깨달을 때 그녀가 너무 불쌍했다. 자신을 사랑한 게 아니라 자신에게 투영된 다른 누군가의 그림자를 쫓았다는 현실은 너무 잔인하다.
이츠키(女)와 이츠키(男)이 학창시절 같은 이름으로 놀림받던 것을 떠올리며
그래서 이 영화가 겨울이 되면 생각나는 영화가 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 겨울의 훗카이도의 가는 것이 꿈인지라 백설의 오카루는 너무나도 아름다웠다.(이 영화가 담아내는 오타루의 백설이나 위 사진에 보이는 개개인의 방은 정말 현실적이고 아름답다. 영상미가 뛰어나다.) 마치 왕가위 감독의 중경삼림을 보며 홍콩의 청킹펜션에 가고싶은 욕구가 생기는것 처럼. 그러나 결코 겨울의 아이콘이나 첫사랑, 짝사랑의 아이콘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부모님을 감기로 시작된 폐렴으로 잃은 이츠키(女)가 감기폐렴이 심해지자 할아버지는 굳건하게 말한다.
마음속에 누군가에 대한 상象을 지우지 못한 채로 다른 사람을 만난 경험이있다. 그리고 그 경험은 내 자신속에 있는 그들에게 상처를 주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가 마음에 있는 체로 온전한 사랑을 받지 못한 사람. 마음속에서 잊혀지지 못하는 멀어진 사람.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나는 러브레터의 사랑이 결코 아름답다고 말할 수 없다. 히로코든 이츠키 둘 모두든.
자신을 사랑한 게 아니라 자신에게 투영된 다른 누군가의 그림자를 쫓았다는 현실은 너무 잔인하고 살벌하다.
당신들에겐 로맨틱하게 생각될 진 몰라도.
평점 3.5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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