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란츠 카프카의 「성」, 책임에 대한 문제.책 2013. 10. 26. 13:41반응형
8.13. - 8.21.
프란츠 카프카 -「성」
#0. 수많은 작가들이 극찬한 작품/작가. 나는 프란츠 카프카란 인물이 궁금했다. 몽롱하고 환상적이라는 「성」이 궁금했다. 몽롱하고 환상적이나 무슨 말을 하려는지 모르겠다. 정신이 없다고 할까. 스토리는 알겠는데 의도는 모르겠고 여러 인물들의 다양한 시점에서 사건을 해석하여 이해관계도 미묘해진다. 주인공 이름도 K이고 마무리 되지 못한 채 출판된 이 작품은 알 수 없다. 끝내지 못한 작품이라 그럴까. 다시 읽어도 모를 것 같다.
#1. 「성」이라는 제목과 몽롱하다는 말에 판타지 풍의 소설을 기대했으나 끝내 알 수 없는 성과 거기서 일하는 관료들, 하인에게 영향을 받는 마을 이야기이다. 마을 사람들은 권력에 절대 복종한다. '관리'라는 직책의 사람을 신격화하고 어쩌면 자신과 다른 종류의 인간이라고 생각한다. 마을 사람들은 관리를 만나는 것조차 영광으로 생각하며 그들의 의중을 미리 판단해서 환심을 사기위해, 혹은 불편한 점을 없애기 위해 노력한다. 오직 외지인 K만이 시선과 관습을 무릅쓰고 사방팔방 돌아다닌다. 여기서 많은 갈등과 이해관계가 드러난다.
#2. 외부인의 개입 - 사건을 기존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볼 수 있음
외지인 K는 측량사로서 오래전 성으로부터 부름을 받았다. 그러나 관료제의 책임이 뚜렷하지 않다는 특성이 있다. K가 먼 곳에서부터 오랜 시간이 걸려 성에 도착했을 때 이미 명령은 흐지부지 되었고, 그는 어디에도 가지 못하는 처지가 되어버렸다. 어쩔 수 없이 마을에서 권력자나 쓸모있는 존재, 즉 관료나 관료와 친한 사이가 되고싶어한다. 그래서 마을사람들은 관료는 자신들과 다른 존재라고 생각하지만 K는 다르게 바라본다.
살아가며 우리는 많은 불합리나 불편을 만난다. 그러나 삶에 익숙해지고 일상에 순응하는 도중에 불합리나 불편마저 당연한 일상으로 소화한다. 문제는 있으나 (심지어 문제임을 잊기도 한다) 해결가능한 문제가 아니게 된다. 그렇게 계속 살아간다. 하지만 새로이 들어온 사원이 문제점을 발견해낸다. 우리는 관습, 심지어 악습을 이겨내고 문제점을 수정할 용기가 있는가? 자신의 삶과 일상을 부정하며 그를 잘못된 것이라 인정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고치는 것은 더할나위 없이. 그래서 언제나 조직에는 새로운 피가 공급되어야 한다.
#3. 책임의 문제 - 문제가 발생하면 해결이 아닌 책임의 문제라는 문제를 얻는다.
조직은 개인이 해결하기에 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문제를 해결하고 위험을 줄이기 위해 한 사건에 많은 인원이 책임을 지고 일한다. 여기서 문제가 터진다. 명확한 담당자가 없어서 사건 진행 속도가 느리고 누군가 나서서 책임지고 해결할 필요도 없다. 사실 주인공 K 역시 사건이 말끔히 끝나지 않았기에 부평초같은 존재가 되었고 바르나바스 가족 역시 이상하게도 명확한 처벌을 받지 않았기에 빠져나갈 수 없는, 풀 수 없는 죄에 잡혔다.
누구나 경험했겠지만, 개인적으로 경험한 바 있다. 문제는 조금씩 자라나고 있다(그리고 이는 모든 문제의 특성이다.). 그래서 빨리 해결해야 함에도 먼저 책임소재를 찾느라 해결이 뒷전으로 밀렸다. 굉장히 비겁하게 보였다. 어찌되었든 문제가 눈에 보이면 불부터 끄고 책임자를 찾은 뒤 다시 발생치 않도록 조치해야 하는 것을.
#4. 관료제의 문제 - 넘기고 넘기고 넘기기.
책임의 문제와 비슷해보인다. 사실 '넘기기'는 책임의 문제에서 비롯된다. 고유 업무가 아니라서 책임질 수 없기에, 권한이 없어 책임질 수 없기에... 나도 한 번 해본적이 있다. 마음은 편한데 기분은 찝찝하다. 당사자는 문제 해결을 위해 얼마나 돌아다녀야 했을까. 그러나 귀찮음이 15%정도 있었다면 할 수 있음과 책임이 50% 되었던 것 같다.
#5. 간만에 책을 진득하니 읽으며 K와 이말리아, 프리다, 올가 등 여러 인물들이 무슨 생각을 하나 상상했다. 등장 인물의 말이 지문처럼 몇 페이지나 된다. 그들은 진실을 말하나, 사실을 말하나, 입장을 말하나… 알아듣기 힘들었지만 내가 할말은.
(책은 이런 식으로 끝나버린다.)
8. 21.
프리다가 왜 K에게 빠졌을까?
반응형'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완서님의「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열등감. (0) 2013.10.26 오마에 겐이치 「맥킨지 문제 해결의 기술PSA」, 답에 다가가는 길. (0) 2013.10.26 김성근의 「꼴지를 일등으로」, 함께하며 몸의 언어로 신뢰를 심어주는 리더쉽 (0) 2013.07.06 노마 히데키의「한글의 탄생」, 느낄 수 없는 한글의 가치 (3) 2013.07.06 로버트&미셸 루드번스타인「생각의 탄생」, 생각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기 (0) 2013.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