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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년 2월 18일, 대구지하철 참사 그리고 죽음.
    방향/생각 2013. 10. 26.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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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년이 넘어 이 사건을 다시 돌아보게 된 계기는 전 고건총리님의 중앙일보 기고물#0을 통해서이다. 기사 내용도 인상 깊었지만 기사 속 사진이 너무나도 가슴이 아렸다.


     <못가본 길도 아름답다>에도 언급했지만 2003년 나는 13살 초등학생이었다. 나는 대구에 살지도 않았고, 생활반경도 집-초등학교정도만 걸어다녔지 대중교통은 이용하지 않았다. 지하철이란 건 타보지도 못한 내게는 아무런 사건도 아니었다. 그저 부모님들이 이 사건을 걱정하는 것만 걱정이 되는 정도였지.

     또한 지금도 그렇지만 나는 아직 일상을 함께하는 사람과 사별한 경험이 없다. 그 사람을 영원히 못본다는건 무슨 의미일까. 어제까지 웃고 싸우고 장난치던 이를 영원히 볼 수 없게 된다는건 무슨 의미일까? 그렇다고 사별한 경험이 없는건 아니다. 같은 고등학교를 나온 친구도, 증조 할머니도, 은사님도 그리고 큰아버지도 잃어버렸다. 소중한 이들이었지만 매일 바라보고 연락하는 이들은 아니었기에.


     최근에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할 기회가 있었다. 아시는 분이 장모상을 당하였다. 이는 특별한 일은 아니다. 주변에 누군가 상을 당했다는 말은 지나가며 듣는 말이니까. 그러나 소중한 분이 상을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반응하는 것을 지켜본 것은 처음있다. 꾀나 담담했다. 사실 투병생활을 하시던 분이라 어느정도 예상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담담하게 느껴지더라.

     그래서 생각했다. 만약 내 소중한 갑작스레 사람이 상을 당한다면 나는 어떻게 행동할까? 그리고 그렇지 않은 지금은 무엇이 옳은 행동일까? 사실 부모님 두 분 모두 건강이 좋은 편은 아니셨고, 수술 후 회복하시어 최근엔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계신다. 슬픈건 고등학생 신분의 나를 '배려'해 알려주지도 않고 수술을 하셨다. 암이라는 선고를 의사에게 들었을 때의 기분은 어떠셨을까. 그 지독한 병원냄새가 나는 병실에서 어떤 기분이셨을까. 나는 상상이 안되었다. 아니 대구지하철 참사 사건처럼 무던히 넘어갔다. 

     만약 부모님이 경제적 능력을 상실하시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특별한 능력없이 몸뚱이만 건강한 나는 일용직이나 군대에 갈 터이다. 그리고는 부모님의 원망할까? 아니면 미처 알아주지 못한 나를 원망할까? 집안의 경제적 능력도 모른체 대학생활을 즐기기만 한 나 자신이 지독하게 미웠을 터이다. 그날 저녁 부모님께 전화드려 앞으로 경제적으로 독립하겠다 선언했다. 제발 엄마, 아빠가 좋아하는 일에 돈을 쓰고 행복하게 살라고 말했다.

     갑작스러워 그랬는지 부모님은 "아냐~ 엄마아빠 요즘 재밌게 살구있어~"라고 오히려 나를 응원하더라.


     지하철참사.만이 아니라 세상엔 슬픈일이 많이 있다. 그리고 일상을 반복하다보면 잊혀진다. 잊혀진다는 표현보다는 일상에서 드라나지 않는다는게 맞겠다. 오늘 10월 26일은 아무 연관도 없지만 192명의 사망자와 148명의 부상자 모두에게 마음을 전하고싶다. 엔하위키 사건정리#1를 통해서는 당시의 사건을, 한겨레 신문기사#2를 통해서는 부상자들의 삶을, 대책위 홈페이지#3에서는 유가족의 삶을 볼 수 있을터다. 나는 아무런 관련도 없고 지식도 없으니 구체적으로 서술하진 않고 넘어가련다. 후에 대구지하철에 가서 국화라도 한 송이 놓고 와야겠다.


    벌써 10년이 흘렀구나, 그러나 희생자들은 돌아오지 못하고 유가족과 친구들의 가슴속에만 남아 있구나. 아직까지도... 슬픈 일이다. 사람은 어떻게 존재하는가. 단순히 숨만 쉬고 있다고 존재하는 건 아닐테다. 누군가에게 의미있는 존재이고 싶은 욕구는 뜨겁게 살아있음을 표현하는 본능이 아닐까.



    중앙일보 고건총리의 남기고 9편 : #0

    엔하위키 사건정리 : #1

    한겨레 신문기사 : #2

    대구지하철 참사 희생자 대책위 공식 홈페이지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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