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나쓰메 소세키의 「도련님」, 이익을 볼 줄 모르는 덤벙꾼.
    2013. 5. 25. 15:29
    반응형

     

     

     

     

     

     

     

    5. 14. - 5.14.

    나쓰메 소세키 - 도련님

     

    작가의 다른 글.

     

    나쓰메 소세키의「마음」, 젊다는 것만큼 외로운 것도 없지.

     

     

     

     

    (눈앞의) 이익을 볼 줄 모르는 덤벙꾼 도련님.

     

    작가님의「마음」을 읽고 이 책 역시 무거울 것으로 생각했다. 반대로 유쾌한 책이었다. 젊기에 무턱대고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이익보다는 감정을 우선시하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생각도 일관되지 못하고 자신의 생각만이 확고하여 어떤 사정의 전후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체 행동한다. 자신이 느낌 감정이나 생각을 행동으로 해소하지 않으면 가만있질 못한다. 책을 읽으며 가벼움에 당황했다. 조금 더 무거운 책을 바랬다. 내게 어울리지 않는 책이라 생각했고 이런 생각이 바탕이 되어 집중하여 읽지 않았다. 따라서 읽었으되 머리에 남는 내용은 전혀 없었다. 그래서 감상문도 쓰지 않을까 고민했다.(감상이 없으니까) 가만히 앉아 책을 책상에 세우고 거기에 머리를 받혀 생각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책을 편식하겠구나. 무거운 책만 읽길 바라고 읽다가는 삶을 무거운 게 아니면 가치가 없다 생각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세상을 내가 직접 보는 것과 책을 통해 보는 것. 두 가지로 바라보는데 외부와 거리를 두는 내가 유일하게 간접경험하는 책마저 편식한다면 그릇된 시각을 가지겠구나 생각들었다. 머리를 책에 기댄 체 곰곰이 생각했다.

     

     책을 읽으며 주인공으로부터 내 모습이 보인다고 생각했다. 추상적이라 동일시는 못 했지만 계속 생각하다보니 떠올랐다. 하루는 간부님께서 어떤 일을 부탁하셨다. 당시에 그 일이 매우 부당하다 생각되었으나 어쩔 수 없이 하러 갔다. 그러다 보니 표정은 좋지 않았고 말도 퉁명스러웠다. 이를 파악하신 간부님이 내게 불만 있느냐고 묻자마자 나는 모든 것을 쏟아냈다. 덕분에 나는 그 일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그제야 앞으로 펼쳐진(실로 방대한) 군생활이 보였다. 순간의 이익을 위해(하루의 휴식) 계산하지 못한 것(남은 군생활)이다.

     물리적인 업무에서 벗어났지만 마음은 전혀 개운하지 않았다. 오히려 답답했다. 혼자 샤워도 하고 부서진 멘탈을 조각 맞추기 하기 위해 낮잠도 잤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리하여 나의 어림을 핑계로 장문의 편지를 간부님께 전달하였다. 처음엔 사양하시더니 그렇다면 버리더라도 간부님 손으로 버려주십시오!라고 말하니 받으셨다. 그리고 몇 시간, 실로 긴 시간이었다, 이 지난 후 개인적으로 불렀다. '어린 것인지 솔직한 것인지 너는 계산이 없다.'라고 말씀하시며 바나나 한 개와 음료를 주셨는데 그 말이 가슴에 새겨졌다. 그렇게 말씀해주니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뒤로 며칠간은 계산적인 어른이 되고 싶다 생각했다. 더 이상 어른스러워지고 싶진 않았다. '-스럽다'란 말은 '-'가 아직 아니란 말이니까. 일함에 논리에 따르기보다는 덤벙꾼 기질과 감정이 앞선다. 가끔은 스스로도 지킬 수 없는 윤리적/도덕적 기준을 앞세우며 업무와 대세에 저항한다. 그런 비현실성과 비타협성은 굉장히 피곤하다. 그런 기질을 책의 주인공에게서 발견했고 동일시할 수 있었다.만 차이점은 나는 내 행동에 부끄러워하고 후회하는 반면 주인공은 당당하다.

     

    p. 101. 생각해 보면, 세상 사람들 대부분이 옳지 못한 일을 장려하고 있는 듯하다. 익히지 않으면 사회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인식이 박힌 듯하다. 가끔 솔직하고 순진한 사람을 보면, '샌님'이라는 둥 '어린 녀석'이라는 둥 하면서 트집을 잡고 경멸한다.

     그렇다면 초등학교나 중학교에서 윤리 선생이 거짓말하지 말고 정직하라고 가르치지 않는 편이 오히려 낫지 않는가.…이 세상을 위하고 당사자를 위하는 길이 될 것이다.

     빨강셔츠가 웃는 이유는 나의 단순함 때문일 것이다. 단순함이나 솔직함이 비웃음을 사는 세상이라면 어쩔 수 없다.

     

     살다 보면 빨강셔츠같은 인물을 만나곤 한다. 그들의 치밀함과 이중성과 이기적임을 보면 질리기도 하지만 인간답지 않다고 생각한다. 계산적인 것이 어른스러움이라면 나는 결코 어른이 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도련님으로 살아갈 테지.

     

    5. 14.

    부럽기는 하지만 필요하다고 생각되지만

    되고 싶지는 않은 계산적임.

     


    도련님

    저자
    나쓰메 소세키 지음
    출판사
    인디북 | 2002-07-19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세상물정 모르는 고집불통 도련님의 좌충우돌 세상 이야기. 무모하...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반응형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