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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의「마음」, 젊다는 것만큼 외로운 것도 없지.책 2013. 5. 18. 11:09반응형
5.9. - 5.10.
나쓰메 소세키 - 마음
인생의 책.
젊다는 것만큼 외로운 것도 없지
소설 제목으로 심오하다. 중간 중간 <마음>이라는 단어나 의미가 발견될 때면 작가가 작품을 통해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 것일까 생각해본다. 인간을 보통 3가지 요소로 나눈다. 이성과 감성 그리고 영혼. 어떤 논리나 통계를 통해 풀어낸 이야기는 아니다. 결코 그러한 것들로 파악할 수 없는 비물질적이고 비가시적인 요소이다. 이성은 머리, 영혼은 영혼, 감성은 마음으로부터 피어난다. 책에 등장인물 중 이성이 강한 선생님(에고이스트)와 영혼이 고결한 K군(승려, 정진중시) 모두 감정, 마음의 진동에 흔들려 삶이 흔들리고 인생이 흔들리고 만다. 이성과 감성 그리고 영혼 모두 사람에게 대등한 영향을 줄 터인데 유독 마음만은 그 흔들림이 심하다. 그래서 이런 말도 있지 않던가. * <결정은 이성이 하지만 행동은 감정이 한다.>
마음이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개인적으로 <변덕>이 떠오른다. 주변 상황이나 순간적인 기분에 의해 찰나의 순간에 전과는 마음이 반대로 변한다. 기쁘다가 짜증이 나기도 하고 울다가 웃음도 나고, 외롭다가 뭔가에 가득 찬 느낌도 난다. 누군가와 친해지고 싶은데 거리를 두게도 되고, 사랑하다가 증오로 바뀌기도 한다. 어쩌면 마음이란 녀석의 본질은 유동성과 변덕성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스스로 모순된 인간이라 생각하며 자신의 도덕성이나 정당성을 깎고 세상과 벽을 쌓기도 한다. 그리하여 마음으로부터(절대 세상으로부터가 아닌) 외로움을 만들어낸다. <외로움>이라는 감정은 분명 외부 세계와 관련된 것인데.
책의 중간에서 선생님이 잠시 깨닫지만 순간에 지나지 않았던 사실이 있다. <모순된 인간>이라는 느낌이 아니라 실제로 정도의 차이를 지니는 두 감정을 모두 지닌 상태이다.(이 상태가 모순이라고 생각된다면 어쩔 수 없다) 설명하자면 누군가와 친구가 친해지길 바라지만 그 친근함이 나보다 더 가까워지기 바라지 않는 것이다. 즉 '적당히 친하길' 바라는 상태다. 이는 친해지기랑 친하지 않기랑은 다른 감정이 아닐까?
나쓰메 소세키 작가만의 짧은 문장과 신문 연재소설의 특징인지 모르겠지만 굳이 끝나는 문단이 항상 궁금하게 마무리된다. 그래서 한없이 빠져들며 잃을 터이니 몇 가지 감상 포인트를 던져주고 싶다. 모두 마음이란 뭘까? 생각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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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선생님과 나>와 <2장, 부모님과 나>는 주인공의 시점에서 서술한다. 그리고 <3장, 선생님과 유서>에서는 선생님의 입장에서 서술한다. 비록 <1장>과 <2장>을 서술하는 '나'는 이미 선생님이 돌아가시고 난 뒤의 '나'로서 추억을 서술하지만 각기 다른 화자를 통해 어떤 사건을 다르게 해석하는 모습으로 사람 마음의 유동성과 각기 다른 방향성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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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선생님과 부모님을 계속 비교한다. 특히 두 존재의 마음을 계속해서 비교한다. 축하할 일에 대하여 감정을 애써 감추어 표현하는 선생님과 과장하여 드러내는 부모님의 마음. 그 마음은 어떻게 다른 것이며 또한 주인공에게는 왜 그런 마음이 생겼나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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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과는 거리가 멀지만, 책을 읽고 사건들의 연관성을 곱씹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계속해서 터지는 뽁뽁이처럼 상큼하다.
1900년대 초에 믿기 어려울 정도로 깔끔하다. 현대에도 적용할 수 있는 소설. 왜 소세키 작가가 일본의 세익스피어라 불리는지 알겠다. 인물을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특징을 보여줌으로써 각기 다른 인물상을 보여주는 것은 대단한 능력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에 맞는 문체. 필요한 말만 넣어 문장이 길어지지 않는다. 정말 아름다운 문장이다. 형태나 길이나 의미까지. 간만에 빠져드는 소설을 만났다.
p. 27. 나도 외롭지만 자네는 외로운 사람인 것 같군. 나야 나이가 있으니 외로워도 흔들리지 않고 견딜 수 있지만, 아직 젊은 자네는 그러기 어렵겠지. 흔들릴 만큼 흔들리고 싶겠지. 그러다보니 뭔가에 부딪쳐보고 싶은 걸세.p. 87. 이 세상에 나쁜 부류의 인간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나? 그렇게 처음부터 악인으로 정해진 사람은 아무도 없네. 평소에는 다들 착한 사람이지. 적어도 다들 평범한 사람들이야.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막상 다급해지면 순식간에 악인으로 변하니까 무서운거야. 그래서 방심할 수 없는 걸세.
p. 128. 나는 외로웠다. 그래서 편지를 썼고, 답장이 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것이다.p. 233. 그의 머릿속에 위대한 사람들의 이미지가 가득 차 있어도 그 자신이 훌륭해지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떄문이지.p. 47. 예전에 그 사람 앞에 무릎을 꿇었던 기억이 이번에는 그 사람의 머리 위에 다리를 올려놓게 만든다네. 나는 훗날 모욕을 당하지 않으려고 지금의 존경을 물리치려는 걸세. 훗날 지금보다 더한 외로움을 참기보다 지금의 외로움을 참으려고 하네. 자유와 독립과 자아로 가득 찬 시대에 태어난 우리는 그 대가로 모두 이런 외로움을 맛볼 수 밖에 없네.5.11.
cf. 제가 읽은 책은 이례 출판사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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