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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의 「1984」, 재미는 없으나 가치는 가득한책 2013. 5. 4. 15:25반응형
4.24. - 4.25.
조지 오웰 - 1984
*작가의 다른 소설.
문학 작품이 의미를 지닌다는 것은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문학적 재미와 아름다운 서사를 지니고 있는 문학적 가치가 있다. 다른 하나는 사회 세태를 명쾌하게 풍자한 사회적 가치가 있다. 한 문학 작품 내에 어떠한 가치도 없을 수도 있고 둘 중 하나만 있을 수도 있다. 그리고 두 가지 가치를 모두 가지는 경우가 있다. 아쉽게도 내가 읽은 조지 오웰의 소설은 모두 사회적 가치만 가지고 있다. 작가가 무슨 의도를 가지고 글을 썼는지 쉽게 읽히기 때문에 내용의 흐름을 따라가기 쉬우나 재미가 없어서 읽기가 힘들다. 유명한 소설이고 논술에 자주 인용된다는 것은 알겠지만 나는 그런 의미에서 책을 읽은 것이 아니니까.
주인공 윈스턴 스미스는 1984년을 살아간다. 사실 1984년인지도 모른다. 오세아니아의 주민은 빅 브라더의 통제하에 어떠한 생각도 하지 못하게 통제받으며 살아간다. 주어진 삶에 맞춰, 다시 말하자면 기계의 부품같이 그들이 어떤 일을 잘하는가에 대한 특성은 있으나 개성은 없이 살아간다. 윈스턴은 이런 삶에 회의를 품고 체제에 반대하는 행동을 하나씩 해나간다. 윈스턴이 중요한 질문을 하나 던져준다.
* 그저 살아가는 거소가 인간답게 사는 것의 차이는 무엇인가? 그 궁극적인 방향은 어떻게 달라진텐가.
겉으로 보아서는 같을테다. 먹고 자고 싸고 일하는 일련의 순환과정에 몸을 맡긴 체 삶을 영위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속을 보았을 때 달라진다. 인간다운 것이란 무엇일까? 이 책에서 은밀하게 묘사하려는 인간다움이란 무엇일까.
책을 읽다 보면 주인공의 모습과 태도에 나를 견주어보게 된다. 나라면 그렇게 행동할 것인가? 그 두려움과 고통을 이겨낼 수 있을까? 어떤 행위를 하는 것이 죽음으로 이어질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 선을 넘어설 수 있을까? 나라면, 힘들 것이다. 고통스럽더라도 1분 1초라도 더 사는 것이 중요하다. 어쩌면 책에서 말하고 싶은 <인간다움>을 포기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 대범한 행위를 하지 못하는 자신이 한심스럽고 실망스러우며 결국엔 나이가 들어 선택하지 못한 청춘을 반성할 것이다. 그런 게 정말 인간답지 못한 것일까? 한 떨기 들장미처럼 잠시 피기 위해 긴 삶을 포기하는 것이 오히려 인간다움일지 모른다. 그러한 내면의 고통과 갈등을 정리하여 삶을 타오르게 하는 것이 삶의 진정한 의미를 발견하는 것일 지라도.
뜨거운 동기를 가져본 적이 없고, 확고한 결심을 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 윈스턴의 삶이 어떠한가 공감은 할 수 없다. 나는 그저 살아갈 뿐이다. 해야 할 일과 귀찮은 일이 내 삶에 긍정적이라 믿으며 묵묵히 해나가는 것이다. 하고 싶은 일과 자극적인 일이 단순히 욕망이 불러일으키는 감정적인 선택인가 판별하여 해나가는 것이다. 책에서는 사람을 감정의 선택이 필요한 동물로 보고 있다. 그래서 섹스와 교감을 금지한다. 책과 나는 조금 핀트가 안 맞나 보다.
곰곰이 생각해보면「1984」의 사회는 북한과 유사하다. 주입식 사상과 자신의 꿈과 욕망을 실행하지 못하는 사회. 폭력과 고문으로 진실이 드러나는 사회. 입대 후 북한 청소년이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하지 못하는 현실에 가슴 아팠다. 내가 만약 저 공간에 태어났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생각은 많아지는 소설이나, 너무 지루했다. 유명한 이유가 사회적 의미에만 몰려있어 아쉬웠다.
4.25.
그러나 멋진 상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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