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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랭 드 보통의 보통의 「행복의 건축」,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
    2013. 5. 26.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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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21. - 5.24.

    알랭 드 보통 -「행복의 건축」

     

    관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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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부족한 것들에서 느끼는 아름다움

     3평 남짓한 공간이 있다. 이 작은 공간에 울타리를 세우고 지붕을 씌운다. 어떤 목적과 그 목적에 맞는 틀을 어떻게 부여하는가에 따라 공간이 가지는 의미는 무궁무진하게 변한다. 마음의 안락을 구하는 집이 될 수도, 신을 위하는 탈속적인 공간인 교회가 될 수도, 업무를 효율적이게 하는 사무실도 그리고 음식을 하는 식당이 될 수도 있다. 건축이란 것은 그래서 의미깊다. 우리가 살아가며 지나치는 공간에 목적을 부여해주는 것. 지붕과 울타리를 통해 그 공간만의 의미가 생기는 것. 건축가는 목적과 의미를 강화할 뿐만이 아니라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 그 공간에 있는 사람이나 공간을 바라보는 사람에게 뒤통수를 때려 잊고 있던 무엇을 떠오르게 한다.

     사실상 이 책은 '건축'에 의미를 두기보다는 <미학>을 알려준다. 쉽게 말하자면 '건축을 통한 미학', '건축을 예로 한 미학'이 적당하겠다. 아름다움. 우리가 무엇에 아름다움을 느끼고, 아름다움이란 무엇이고, 아름답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아름다움에 대한 일련의 철학들을 나열하고 건축이라는 소스를 통해 강한 흥미를 유발한다.

     의식주. 라는 인간의 3대 기본 요소 중의 하나인 건축(물)은 인간이 인간이기 이전부터 함께해왔다. 날아가는 새에게도 집이 있고 아프리카의 짐승들에게 집이 있듯이. 지나치게 익숙한 건물에 둘러싸여 우리는 살아간다. 자라난다. 자의식이 생기기도 전부터 우리는 건축물에서 자라난다. 그러다 보니 건축물에 대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존재한다. 콘크리트와 철근, 유리로 구성된 덩어리들이 원래 존재했다. 그리고 그 공간에서는 원래 그런 식으로 행동한다. 한 달마다 달라지는 우리의 몸과 매번 바뀌는 우리의 기분과 달리 건물은 항상 (내적이든 외적이든) 단단하다. 익숙한 것과 변하지 않는 것에 향수를 느끼지만 아름다움은 느끼기 힘들다. 현실과 일상이라는 먼지에 파묻혀있기 때문. 이 책은 보이지 않는 새로운 아름다움을 드 보통의 시선을 통해 맛볼 수 있게 해준다.

     

     따라서 책의 제목이 「행복의 건축」인 것은 당연하다. 스탕달의 말을 빌리자면 <아름다움은 행복의 약속이다.> 「연애론」의 저자 스탕달의 말을 처음 보았을 때 19C나 지금이나 외모지상주의는 여전하구나, 싶었다. 음악방송만이 아니라 안방 드라마까지 점령한 아이돌들로부터 연령대 제한이 없는 뉴스의 앵커까지 아름다운 것들만 나온다. 같은 수준의 일을 하더라도 아름다운 것이 더 인정받는다. 곧 행복해진다. 이렇게 비관적이게 생각을 했는데 책을 읽어보면 더 깊은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책에서는 꾸준하게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 정의하고자 한다. 다양한 스타일을 소개해주는데 고전주의, 고딕풍, 모던 건축 스타일을 통해 아름다움의 다양성을 보여준다. 특히 모던 건축에서는 건물의 실용성을 강조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즉 꾸미고 붙이는 쓸모없는 용도의 장식들과 그림이 배제된 건축을 지향하는데 몇 가지 사례(성능<깔끔함)를 통해 모던 건축에서도 아름다움을 추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계속해서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 질문을 던지는데 독일 신학자 '파울 틸리히'를 예로 들어서 현실에서 부족하다고 느끼는 무언가를 통해 아름다움을 느낀다는 것이다. 많은 아름다운 것들은 고통과 대화할 때 그 가치가 드러난다. 예를 들면 이별한 후에야 겨울 바다가 더욱 고독해 보이고 계속해서 흔들리는 경제 사정과 마음과는 달리 수천 년간 단단하게 자리를 지켜온 피라미드를 볼 때, 그 둘 사이의 대조에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이 때 느끼는 아름다움은 어쩌면 그 건물이 우리에게 말을 거는게 아닐까? 건물이 지닌 고귀한 특질이 우리에게 말을 걸어 그 부족한 부분을 일깨워주는 것이다. 따라서 아름다운 것은 우리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점에서 느끼는 것이고 행복을 우리가 부족한 것을 채우는 과정에서 느낄 수 있다. 그래서 「행복의 건축」이라는 멋들어지는 제목이 이용됐으리라.

     

     드 보통의 책을 몇 권이나 읽었더니 그의 시선을 따라 가게 된다. 어떤 철학적 사고보다는 심미안을 많이 배운 것 같다. 여전히 드 보통의 아름답다고 하는 건물에서 아무것도 느낄 수 없지만 그의 책을 계속해서 읽다보면 느껴지는 날이 오리라 믿는다.

     

     p. 56. 위대한 건축의 본질은 기능적으로 불필요한 데 있는 셈이다.

     

    p. 77. 본질적으로 디자인과 건축 작품이 우리에게 말하는 것은 그 내부나 주변에서 가장 어울리는 생활이다.… 우리를 따뜻하게 해주고 기계적인 방식으로 우리를 도우면서도 동시에 우리에게 특정한 종류의 사람이 되라고 권유한다. 행복의 전망에 관해 이야기한다.

     따라서 어떤 건물이 아름답다고 묘사하는 것은 단순히 미학적으로 좋다는 뜻 이상이다. 그것은 이 구조물이 그 지붕, 문손잡이, 창틀, 층계, 가구를 통해 장려하고자 하는 특정한 생활방식의 매력을 내포한다. 아름답다는 느낌은 좋은 생활이라는 우리의 관념이 물질적으로 표현되었을 때 얻는 것이다.

     

    p. 93. 어떤 건물이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은 그것이 살아 있는 형태일 경우에 우리가 좋아할 만한 특질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다.

     

    p. 102. 진정으로 아름다운 작품이란 우리의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투사를 견딜 만한 내적 자산을 갖춘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런 작품은 좋은 특질을 단지 상기시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체현한다.

     

    p. 143. 그들(예술적 이상주의자)의 예술과 건축의 목적은 삶의 전형적인 상황이 어떤지 일깨워주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최선일 때 어떤 모습일지를 우리 눈앞에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래야 우리가 성취와 미덕을 향해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나아갈 터였기 때문이다. 조각과 건물은 우리 자신의 최선을 전면으로 끌어내는 데 도움을 주어야 했다. 우리의 최고의 갈망을 미라로 만들어야 했다.

     

    p. 174. 우리는 사람들이 무엇에 결여되어 잇기에 저것을 아름답다고 생각할까 하고 물어야 한다.

     

    p. 185. 건축과 윤리를 비교하다 보면 건물의 아름다움에 단일한 요인은 없다는 점을 인식하는 데도 도움을 얻는다. 어떤 사람의 우수함을 한 가지 특질로만 집어낼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자질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어울리는 순간에, 특정한 조합으로 나타나야 한다. 어울리지 않는 재료로 만들어진 적당한 비율의 건물은 용기는 있지만 인내나 통찰이 없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결함이 도드라져 보인다.

     

    5.24.

    아름다움의 또 다른 면.

    내가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는 이유.

     


    행복의 건축

    저자
    알랭 드 보통 지음
    출판사
    청미래 | 2011-08-10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국제적인 베스트셀러 저자인 알랭 드 보통이 바라본 건축 이야기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글 추천 받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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