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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랭 드 보통의「동물원에 가기」, 보통의 작품 스펙트럼을 느낄 수 있는 작은 책
    2013. 5. 18.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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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13. - 5.13.

    알랭 드 보통 - 동물원에 가기

     

    작가의 다른 글

     

    사랑의 일련의 과정, 알랭 드 보통의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일탈과 일상 그 경계, 알렝 드 보통 「여행의 기술」

      알랭 드 보통 - 「철학의 위안」

     

     

     

    보통의 작품 스펙트럼을 느낄 수 있는 작은 책.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는 사랑이 중심주제로 등장한다. 「여행의 기술」에서는 여행을 중심 소제로 글을 전개한다. 하여「동물원에 가기」에서는 동물원이 중심이 되어 보통의 시선을 따라 세상을 바라보게 될 줄 알았다. 아쉽게도 이 책은 에세이 모음집이다. 연관없는 소제들로 엮어 에세이를 한 권에 담았고 그 에세이 중 하나로 책 제목을 정했다. 옮긴이의 말에서 <이 책은 펭귄 출판사가 창립 70주년을 기념하여 출간한 문인들 70명의 작품 선집들 가운데 한 권이다.>라고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보통의 여러 책으로 나아갈 수 있는 입구 역할>을 해줄 책이다.

     책에 <슬픔이 주는 기쁨>, <공항에 가기>는 「여행의 기술」에서 <진정성>은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에 그대로 실린 작품이다. 3개의 에세이가 전체 작품의 50%가량의 비중은 차지하니 보통의 책을 즐겨 읽는 독자는 신선함을 느끼기 힘들다. 그리고 책의 편집에도 일관성이 없다. 책이기 전에 돈을 팔아서 판매하는 상품으로서 준비가 안 되었다. <진정성>에서는 1.    전개하는 데  <따분한 장소의 매력>과 <희극>에서는 1. ↙(한 줄 띄움)    식으로 진행한다. 아무리 다른 글이고 성격조차 다를지언정 편집에는 일관성이 필요하다. 이런 사소한 차이에 독자는 활자들 사이에 미끄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몇 아쉬운 점이 있지만 동물원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사는 곳 근처에 어린이대공원이 있어 쉽게(그리고 무료로) 갈 수 있다. 좁은 철망안에서 사람들의 무절제한 관심과 시선에 살아가는 동물을 바라보며 다른 종족과 나의 진화상 차이에서 발견하는 신기함보다는 동정심만 생긴다. 아무리 좋은 환경과 맛좋고 질좋은 음식이 나와도 그 곳은 우리다. 자연이 아니다. 다시 동물원에 가면 무슨 생각을 할까? '알랭 드 보통'적인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적어도 '동물이 되어야 한다면 뭐가 되고 싶은가'놀이를 해보며 동물들과 동일시해봐야겠다.

     

    200p도 안되는 얇은 책에 9개의 수필이 실려있다. 모두 흐름이 이어지지는 않지만 각 내용 모두 훌륭하다. 보통의 스타일이 묻어있다. 그의 다양한 책에 실려있었을 각각의 에세이들 중에 특별한 작품을 뽑아놓았기 때문이다. 한 호흡에 책을 읽어야 하는 부담도 없다.(그러나 너무 얇아 한숨에 다 읽는다.) 그래서 보통이란 작가를 통해 드러나는 활자를 차분히 읽으며 그에 대해 파악하기 좋은 책이다. 보통이 어려운 책은 쓰지 않았지만 그의 입문서로서도 적당하다.

     

     <슬픔이 주는 기쁨>. 사실 이해할 수 없는 모순적인 말이다. 기쁨과 슬픔은 서로 반대되는 언어이다. 이 에세이를 읽으며 카페나 휴게소 같은 곳에 그리움이 생겼다. '에드워드 호퍼'가 묘사하는 그림같은 공간. 그 장소에는  모두가 서로에게 관심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모두 외롭다. 외적 공간은 과장되게 밝고 시끄러우나 그 공간 속 개개인 모두 개인적이고 외롭다. 그래서 그 공간에서는 자신만이 아니라 공통의 슬픔이 존재한다는 위안에서 느낄 수 있는 기쁨이 존재한다.

    Nighthawks, 1942. Oil on canvas, The Art Institute of Chicago

    * 에드워드 호퍼에 관련된 포스팅 및 이미지 출처: http://hanulh.egloos.com/1106529

     

     

     9개 에세이 모두 그 소제목이 무엇을 뜻하는가 생각하며 읽어가면 어느새 옮긴이의 말을 읽고 있는 당신의 모습을 볼 수 있다.

     

    p. 19. 우리 정신에는 신경증적이고, 검열관같고, 실용적인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은 의식에 뭔가 어려운 것이 떠오를 때면 차단해버리곤 한다. 이 검열관은 기억이나 갈망이나 내성적이고 독창적인 관념들을 두려워하고 행정적이고 비인격적인 것들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음악이나 풍경은 이 정신의 검열관이 잠시 한눈을 팔게 하는 것 같다.

     

    p. 122. 모든 독자는 자기 자신의 독자다. 책이란, 그것이 없었다면 독자가 결코 자신에게서 경험하지 못했을 무언가를 분별해낼 수 있도록, 작가가 제공하는 일종의 광학 기구 일 뿐이다. 따라서 책이 말하는 바를 독자가 자기 자신 속에서 깨달을 때, 그 책은 진실하다고 입증된다. - 프루스트

     

    5. 13.

    그러나 여름의 동물원은 불쾌할 것 같다.

     

    왜 책 정보가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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