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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ple하지만 두터운, 무라카미 류의 <무취미의 권유>책 2012. 12. 8. 11:59반응형
12. 10. 30. - 12. 11. 1.
무라카미 류 - 무취미의 권유
사도 되는 책!
책을 읽는 도중에 독후감을 쓰는 것은 처음이다. 쓸만한 가치가 있기에 쓴다.
이 책은 굉장히 얇은 데다가 글씨도 16p가량 되는 듯하고, 책 사이즈도 A5도 안될 듯하다. 그래서 도서관에서 빌린 5권 중 가장 먼저 읽기도 판단하고 읽기 시작하였는데, 내용이 깊다. 생각하고 흡수해야 하는 내용이 많앋.
도서관에 가는 것이 좋은 이유라고 할까? 이 책은 '우연히'손에 잡힌 책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작가님의 <잡문집>을 읽고는 그의 책을 모두 읽어보기로 결심했다. 도서관에서 그의 책을 찾으러 갔다가 왠지 하루키 작가님이 썼을 듯한 제목의 하얀 깔끔한 책이 같이 있었다. 일본 작가에 이름도 비슷(성이 같다)하여 같은 책장에 있었다. 부담없게 생겼기에 낼름 집어왔다.
하루키 작가님과는 다르다. 조금 더 현실적이고 경제적이다(경제적인 지식이 많이 들어가있다). 이 책 자체가 '비즈니스 잠업집'이다. 세계화에 대한 이야기, 리더십과 여러가지 이야기를 냉정하고 통찰력있는 문체로 지적한다.
부담없이 생긴 외모 외에도 이 책을 집어들게 된 것은 제목의 영향이 크다. <무취미의 권유>. 사실상 나는 아직 뚜렷한 취미가 없기에 어떤 의도에서 이런 말을 하는지 궁금해서 집어들었다. 소설가가 직업인 작가는 취미 없이 살아가는 건가? 무료하지 않을까? 하루키 작가는 재즈와 요리를 취미로 가지는 것같은데, 작가마다 다른 것인가? 나는 자전거도 타고 싶고 여행도 하고 싶고, 출사도 나가고 싶은데···. 취미로 하고 싶은 것이 많은데, 아직 취미가 없으니까 읽어 봐야지! 라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무취미의 권유, 조금 에세이 같은 느낌의 제목이지만 이 잠언집의 가장 첫번째 잠언의 제목이었다.
무라카미 류 작가는 철저하게 프로(Professional)의 세계에서 살고 있다. "(본문 중)기본적으로 취미 생활이란 나쁜 것은 아니지만 노인들의 것이다. 너무나 좋아해서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몰두하게 만드는 뭔가가 있다면 젊은이들은 그것을 취미로 하는 아마추어가 아니라 일로 삼는 프로가 되는 게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라고 말한다. 더군다나 취미로는 진정한 성취감과 충실감을 얻을 수 없기에 우리는 '일'로서 해야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극단적인 이야기지만 옳다. 최근 '책임과 선택'이라는 화두를 삼고 살아가는 나에게 있어서 큰 의미를 주는 글이다. [너무나 좋아해서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몰두하게 되는 뭔가]를 일로 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말이다.
하지만 책 중간에 류 작가님은 (품격과 미학에 관하여)에서 "(돈도 돈이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 라고 말하는 청년에게 "최저 일년 수익은?" "어떻게 벌지?" "결론은?" 이라고 질책했다고 한다. 직업이나 생업으로서 일은 누구나 해야하고 반드시 성공 해야만 하는 것이다. 따라서 문제는 품격이나 미학이 아니다. 사회와 개인이 돈 이외의 가치를 구체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에 관한 것이다. 삶에 우선순위를 명확하게 하고 이 우선순위를 인생이 되도록 하라는 말이다.
글을 읽다보면 직업을 갖는 다는 것도 힘들지만 찾는 것 역시나 어렵다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과정은 즐거울 것 같다. 자신의 목표를 향해 끝없는 고민과 현실을 고려한 선택. 이런 것이 있는 삶이야말로 생동감넘치고 역동적이며 궁극적으로 나를 변화시킬 수 있지 않겠는가.
특히 인상깊었던 부분이 리더의 역할에 대한 정의이다. 리더에게는 수많은 자질이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어떤 사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지."를 명확히 아는 것이 리더라고 한다. 간단하지만, 명확하다. 특히 내가 학생회장을 하며, SIFE PM을 하면서 많이 느꼈다. 갈팡질팡하는 모습은 리더의 모습이 아니다.
어떤 사건에 대해 민첩하게 반응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하는 일을 명확히 알고 그 의의·가치를 알아야 한다. 내가 조직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 일이 나를 어떻게 변화 시킬 것인지, 날 어떻게 변화시키길 원하는지. 이 일을 왜 하는지. 등을 명확히 알고 이에 맞는 방향으로 <대응>해야 하는 것이다. 아마 우선순위가 명확치 못한 사람도 대응이 느릴태다. 일의 의의와 가치로 동기부여 할 것이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잘 따라오지 못하는 조직원에게도 계속해서 동기부여를 하거나 단칼에 쳐내거나.
SIFE에서는 내가 짜를 수 없었기에 좀 더 '소통'헤야했고 일의 '의의'를 심어주어야했다. 그 때도 '소통'이란 화두를 가지고 있었지만 구성원들의 동기도 전혀 몰랐고 나 자신조차 project의 의의를 의심하고 있었으므로 나는 바른 <대응>에 실패했었다.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이는 경험적으로 터득하거나, 시나리오를 준비해서 대비하는 방법 뿐이다. 즉, 우리는 좀 더 상상하고 준비해야하는 것이다.
p. 116.
-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면 뭔가 특별한 것을 하지 않더라도, 어쩌면 아무것도 가르치지 않더라도 자연히 성장하기 마련인게 인간이다. 문제는 부하를 다루는 방법이 아니다. 핵심은 지금 맞딱드려 씨름하고 있는 일이 마땅히 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확인하고, 그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다.
- 인생의 목표는 무엇인가?
- 삶의 우선순위는 무엇인가?
- 인간다운 삶은 어떤 것인가?
- 리더 - 결단, 버리는 것은 무엇인가?
- 대응·책임은 어떻게 질 것인가?
- 효율적인 것은 무엇인가? 삶을 어떻게 효율화해서 시간·자원을 절약할 것인가.
- 투자는 어떻게 할 것인가? 현재의 나 - 미래의 나를 바꾸는 것은 시간. 시간투자를 어떻게 할 것인가?
간단 명료한 질문들 던져준다. 그리고 이것은 내 삶에서 꼭 있어야 할 것들이다. 글 중간중간에 '글쓰기'에 대한 생각이 많이 들어가 있는데, 결코 글쓰기는 쉬운 것이 아니라는 거다. 끊임없는 최고의 아이디어를 얻기 위한 사색, 그리고 정보를 얻기 위한 공부. - 무라카미 류작가는 <반도를 나가라>라는 책을 쓰기 위해 북한 관력 책 200권을 읽었다고 밝힌다 - 나는 너무 쉽게 생각했다. 내 마음 속의 이야기만 풀어가면 될 줄 알았거늘. 내 마음속의 이야기를 효율적이면서, 모순적이고 묘하게 표현하기 위해서 사실적인 배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실을 바탕으로 한 진실이랄까.
소비자로서 살아갈 것인지, 노동자로서 살아갈 것인지 마저 무라카미 류 작가님.나는 인생을 20살 전까지는 채우고 더하며 성장하지만, 20대 이후부터는 그것들으 버리며 성장한다고 생각한다. 선택을 할 때 무엇인가 버려야 하는 것임을 알게 되면서 삶의 중심을 위해 흔들리는 곁가지들을 무시하기로 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에서 많이 배운 것 같다. 조금 더 냉정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책이다. 현실적인 책이었고, 이런 시각이 내게는 필요했으니까.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잠언을 하나 소개하며 리뷰를 끝내겠다.
p.35. 꿈과 목표.
사람의 뇌는 목표를 지니고 있을 때 활성화된다고 한다. 다른 사람이 정해 준 게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목표는 몸에 활력을 준다. 목표를 이루려는 사람은 웬만해서는 피곤한 줄도 모르고 감기 따위도 걸리지 않는다. 인생과 비즈니스에서 목표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부쩍 높아지고 있는 요즘이다. 하지만 나는 그런 목소리에 위화감이 든다. 목표란 '마땅히 가져야 한다.'거나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낫다.'고 할 성질의 것이 아니며, '반드시 갖고 있어야 한다.'며 요란스럽게 계몽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목표는 인생의 모든 국면에서 '전제'가 되는 것이어서 이에 대한 공감대(Consensus)가 마련된 사회라면 목표를 지니는 데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목표는 있는게 없는 것보다는 나은 그런 것이 아니라, 물이나 공기와 마찬가지로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필수적인 것이다. 목표가 없다면 사람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노려해야 할지 알지 못한다. 모든 일에서 우선순위도 매길 수 없다. 또 당연한 말이지만 목표는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며 다른 누군가가 정해 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스스로 세우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목표와 어감은 비슷하지만 전혀 개념이 다른 말이 '꿈'이다. '꿈을 꿔라', '꿈을 이어가라', '꿈을 잊지마라', '꿈을 향하여' 따위의 구호를 언론이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이런 현상이야말로 일본이 국가적인 희망과 목표를 잃어버렸다는 증거가 아니겠는가. 뭔가 구체적인 것을 지향하는 사람이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건 꿈이 아니라 현실이다. 꿈이라는 말이 이처럼 요란스럽게 쓰이는 현실은 우리 사회에서 개인마다 목표를 갖는 게 인생의 대전제라는 공감대가 사라졌기 떄문일 것이다.
꿈은 싫증난다고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즐겨야 하는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말한다. 하지만 목표는 그런게 아니다. 목표는 실천으로 달성해야만 하는 것이지 입으로 하는 게 아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자기 목표를 설명할 시간도 없다. 아직 달성하지 못한 목표를 타인에게 발설하면 그것을 이루려는 의지만 '흩뜨려' 약화시킬 뿐이다.
목표는 마음 깊은 곳에 봉인封印해 두어야 한다. 목표를 갖는다는 건 곧 걱정을 끌어아는 것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을 정도로 도전할 수 있는 일, 그것을 취미가 아니라 직업으로 가지고 싶다.
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면 뭔가 특별한 것을 하지 않더라도, 어쩌면 아무것도 가르치지 않더라도 자연히 성장하기 마련인 게 인간이다.
2012. 11. 1.
귀찮음을 극복하는 것... 목표와 도전의식을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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