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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의 새로운 세계, 이주은의 「그림에, 마음을 놓다」책 2013. 5. 4. 15:21반응형
4.22. - 4.23.
이주은 - 그림에, 마음을 놓다.
그림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얼마 전이다. 특이하게도 멋진 그림을 감상하고 그 그림이 마음속에 가득 차서 그 이후로 그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게 아니다. 책을 통하여 그림에 관심이 생겼다.
「여행의 기술」중에 소제목 <예술>이 있었다. 거기서 예술 작품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반고흐, 영혼의 편지」에서는 예술가의 삶과 그의 생각이 담긴 편지를 통해 그가 표현하고자 한 것이 무엇인가 느낄 수 있었다. 흔히 그림에 대하여 예술 평론가들이 구구절절 의미를 부여하고 낳는데 실제로 예술가가 표현하고 싶은 것과 일치하는 경우는 드문 것 같다. 우리가 그저 한 명의 감상자로서 그 작품을 느끼고 작가의 생각을 엿보는 것이다. 작품을 통해 잠시나마 거인의 어깨에 올라탈 수 있다.
책에는 62가지의 예술 작품이 수록되어있다. 제목에서 알 수 있고 부제 <다정하게 안아주는 심리치유에세이>를 통해 구체적으로 느낄 수 있듯이 '힐링 서적'이다. 4월 중순 이후로 마음이 단단해져 힐링이 필요 없게 되었다. 그래서 먼저 작품을 먼저 감상하고 난 뒤에 작품과 글을 같이 읽었다.
62가지 예술 작품은 한 번에 함께 등장하지 않는다. 에세이마다 2개의 작품이 소개되는데 마음의 상처 이미지를 표현해준 lost방면의 작품과 그 상처를 치유해줄 수 있는 이미지가 존재하는 found 방면의 작품으로 나뉜다. 독자는 그림을 여유를 가지고 작가의 설명에 따라 감상할 수 있다.
반 고흐에게 영향을 받은지라 그의 편지에 등장하는 예술가의 그림이 눈에 띄었다. 에두아르 미네, 렘브란트, 글로드 모네 등. 특히 고흐가 예술 활동에 전념한 1880 ~ 1890년 사이의 작품에 관심이갔다. 여기서 고흐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작가의 의도를 무엇으로 파악할까? 62가지 작품 중에 고흐의 <슬픔>이라는 그림도 있었다. 제목 그대로 인간의 가장 밑바닥까지 가본 이의 절망을 잘 나타낸 그림이지만 고흐만의 거친 붓 터치와 노랑과 주황의 색감이 들어간 그림이 아니라 아쉬웠다.
개인적으로 힐링보다는 미술사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계보나, ~파 화가나 이런 설명은 없지만 그림의 배경이나 작가의 해설이 곁들여져 그림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다. 작가의 감정이 담긴 책이라 그런지 작품도 우수했으며 눈에 띄는 작품과 작가가 많았다.
- 리카도르 베리(Richard Bergh) - 북유럽의 여름 저녁 / 집에 걸어두고 싶은 그림이다. 연인간에 서로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것의 중요함을 상기시켜준다.
- 라우리츠 링(Laurits A.Ring) - 창밖을 보는 소녀 / 틀 너머 세상을 바라보는 인간의 고독함을 잘 표현했다. 그림 감상시 '틀'이 중요함을 느낌
- 르네 마그리트(Rene Magritte) - 연인(the lovers) / 사랑을 하면 세상에 온전히 둘만 있길 바라곤 하는데 정말 그게 행복할지 생각해 보았다.
- 에두아르 마네(Edouard Manet) - 라튀유 씨의 레스토랑에서 / 작업의 정석을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주 표현 대상 오른편의 웨이터에게 눈이 더 많이간다.
- 마리안 스트로크(Marianne Stokes) - 지나가는 기차 / 빨간 망토와 검은 원피스를 나중에 여친에게 사줘야지. 먼 곳을 바라보는 금색머리의 모델. 배경과 어울려져 약간 붉어진 듯한 피부, 모든게 눈에 들어온다. 그 분위기가 매력적인지 모델이 매력적인지.
- 외에 에드가 드가(Edgar Degas),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Pierre-Auguste Renoir), 프랭크 딕시(Frank Dicksee) 등
그래, 내게는 힐링 서적보다는 작가가 의미를 둔 작품 모음집이었다. 아름답고 슬플 그림을 소개해준 책이다. 사실상 힐링은 효과가 적었다. 현재 삶에 대해 불만이 적은 것도 하나의 요인이겠지만 작가의 말투가 몸에 와 닿지 않는다. 조금은 딱딱하다. 그래서 작가가 진정으로 깨닫고 하는 말인지 아니면 좋은 글을 어디선가 배우고서 풀어낸 것인지 모르겠다. 글의 흐름이 매끄럽지 않고 감정을 너무 절제해서 독자로서 그 감정에 깊이 매몰되기 어려워다. 차라리 에세이가 아닌 설명문이면 더 좋았을지도 모르겠다.
욕구가 있어야 경험으로 들어올텐데 지금 내게는 적절하지 못한 힐링이었다.
4. 23.
<지나가는 기차>를 처음 본 날.
* 그림들!
찾아보니 그림이 그려지고 70년 이후면 저작권이 소멸되어 블로그에 포스팅해도 된다고 한다.
* 마리안 스트로크(Marianne Stokes) - 지나가는 기차
* 르네 마그리트(Rene Magritte) - 연인(the lovers)
* 리카도르 베리(Richard Bergh) - 북유럽의 여름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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