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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 08. 31.) 김민수 - 필로 디자인
    2012. 11. 1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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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로디자인

    저자
    김민수 지음
    출판사
    그린비(그린비라이프) | 2007-03-15 출간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책소개
    디자인, 삶과 철학을 만나다 필로디자인은 삶과 미래에 대한 성...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12. 08. 23. - 12. 08. 31.
    김민수 - 필로 디자인

     

     

     

     

     

     

     

     

     

     

     

     

     

     

    김민수씨는 내가 알고 있던 사람이었다. 서울대학교 교수로, 친일 관련 문제로 선배 교수들(초창기 원로 교수)을 거론, 선배 교수 작품의 비판 문제로 재임용에 실패(1998) 후 끝없는 사투 끝에 2005년 서울대 교수로 복직한 분이다. 이 사람의 뜨거운 가슴과 용기가 어릴적 나에게 큰 영향을 주어서 기억나는 분이었다.

    서론부터 내 가슴을 뜨겁게 해주는 이야기가 많았다. 디자인.


    나는 디자인이란 것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을까? 단지 타이포 그래피를 조금 다룰 줄 알고, 포토샵을 건드릴 줄 알아, 깔끔하게 표현하는. 어떤 작품의 가치를 올려줄 수 있는 '도구'라고만 생각했다. 이는 단순한 포토샵 디자이너일 뿐, 진정한 의미의 디자인은 아니다.

    이 책에서 강조한 점 두 가지이다. 먼저 과거 우리나라를 잊지말고, 우리의 전통을 살리며 우리만의 느낌이 존재하면서 서양의 기술을 합치는 것이다. 그리고 삶의 고민이 묻어나는, 생활의 소재들을 이용하는 디자인이다. 한국적이면서 일상적인.

    나는 깊은 생각 없이 단순히 '깔끔한' 것이 디자인이라 생각했다.

     

    책에는 22명의 디자이너가 나온다. 그 중 인상 깊었던 분은 '건축가 조성룡'씨와 '한글꼴 디자인 안상수'씨다.
    조성룡씨의 선유도공원이나 의재 미술관. 안상수씨의 한글문. 모두 너무 인상이 깊다. 우리의 것·옛 것을 잘 살려서 현대에 내놓는 방식.
    특히 '뤄징런'디자이너의 화두라는 - 승기혼 · 척기체(전통의 혼을 계승하여 현재의 몸체를 개척한다.)의 측면에서 보았을 때 가장 잘 부합한다.

     

    처음에는 관심있는 분야인 '철학'과 디자인'이 합쳐져서 호기심만으로 책을 선택했으나, 거장들의 삶을 보면서 치열하게 노력해야 하는 것- 재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예술 분야 역시 지속적인 개발로 성숙한다는 점-을 배웠으며, 내 디자인의 가치를 많이 바꾸어주었다. 단순히 모방이 아니라, 디자인에도 도전해봐야 겠다는 욕구가 생겼다. 특히 '한글'을 이용한 멋진 디자인!
    타이포 그라피를 단순히 이쁜 폰트를 많이 모아서 적절한 곳에, 적절한 용도로 배치하는 것이라 생각한 것이 부끄러워졌다.

     

    이 책은 (주관적으로 판단했을 때) '건물·타이포 그라피·북 디자인'에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건축·건물 디자인에 대해서는 <2012/09/22 - [책] - (12. 08. 08.) 오영욱 - 그래도 나는 서울이 좋다.>에서 우리나라 건축가들의 입지가 좁다는 말을 듣고 관심이 생겼는데, 이 책에서 좀 더 현실적으로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외국의 '필립 스탁'같은 건물이나, '필립 존슨' 디자이너의 글레스 하우스 같은 건물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현대 건물 - 랜드마크 - 는 무엇일까.

    책의 목차는 다음과 같다.

                      1부 : 근대의 초입에서 근대 너머를 사유하다.

    1. I♡Truth : 위대한 시민 디자이너 : 밀턴 글레이저

    2. 근대 디자인과 최초의 자의식 : 윌리엄 모리스

    3. 바우하우스의 성궤를 찾아서 : 발터 그로피우스

    4. 20C 최초의 총체 예술가 : 라슬로 모호이-너지

    5. 신타이포그래피의 창조와 해체 : 얀 치홀트

    6. 중국 디자인 문화의 정신 : 루쉰

    7. 가상공간에 펼친 날개 - 최초의 멀티미디어 인간 : 이상

                                                          2부 : 기술로 기술 너머를 사유하다.

    8. 미국 산업디자이너의 원형 : 헨리 드레이퍼스

    9. 멤피스의 추억 : 에토레 소트사스

    10. 그래픽 디자이너의 모던 예술 : 폴 랜드

    11. 질주하는 조각 : 파린 파리나의 신화

    12. 활자는 사랑을 싣고 : 허브 루발린

    13. 활자의 피가니니 : 데이비드 카슨

    14. 디지털 시대 활자 인간 : 네빌 브로리의 타이포그래피의 세계

    15. 건축 너머, 건축의 시학 : 장 누벨

                                                                3부 : 역사로 역사 너머를 사유하다.

    16. 참을 수 없는 저항과 발명의 본능 : 필립 스탁

    17. 20C 미국 건축의 대부 : 빌립 존슨의 빛과 그림자

    18. 일본 문화의 영매 : 요코 다리노리의 그래픽 세계

    19. 명상의 건축, 북 디자이너 : 스기우라 고헤이

    20. 풍경을 담는 그릇 : 건축가 조성룡

    21. 한글꼴 디자인의 상상과 운공 : 안상수

    22. 중국 북 디자인의 고전적 혁신 : 뤼징런

     

    22명의 디자이너에게서 우리는 어디서, 무엇을 얻을 수 있을 것인가. 무엇을 생각하며 책을 읽어나갈 것인가? 이에 대해서는 책의 서두에서 나온다.

     

    p. 5

     

    창조의 마음에 대해 설명하면서, '창조란 인간의 생체 에너지를 외부로 밀어내는 일'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물질의 기본 단위가 입자와 파장의 이중적 존재이듯, 디자이너는 육체와 정신을 함께 기역학적(氣) 생체 에너지의 형태로 순환시켜 작업을 운공한다. 이 때 생체 에너지는 지식과 경험에 의해 자라나고 삶으로 축적되어 디자이너의 몸 밖으로 밀려 나가 마침내 새로운 공간, 사물, 이미지로 전이된다.

    ···

    따라서 디자이너의 삶과 철학을 독해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겐 예지력이라는 선물이 주어진다. 우리는 문화를 살피고 읽어 내기 위해 웹 사이트, 대중 잡기, 휴대폰, 냉장고, 자동차, 패션 건축 등과 같은 소위 '문화적 텍스트'ㅔ 대해 반드시 이야기해야 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우리 몸과 같은 유기체로서 문화의 상태를 가늠하는 혈(穴)자리, 곧 '진맥점'이기 때문이다. 이는 일찍이 기호학에 기초해 수많은 문화 현상의 임의적 성격을 밝혀냈던 롤랑 바르트식으로 말해 '이데올로기적 표본'에 해당한다.

    바르트는 <신화론>에서 우리의 일상 삶을 이루는 문화적 텍스트들이 지배적인 상식으로 포장된 이데올로기에 의해 사회의 이차적인 기호 체계인 신화로 전환되었다고 한 바 있다. 쉽게 말하면 일상에 존재하는 모든 디자인 현상은 '법칙과 약호들로 이루어진 의미체'를 이룬다는 것이다. 지난 20c 문화 연구들의 대부분이 바르트의 신화론에 빛을 지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

    그러나 일상을 지탱하고 거대한 신화체계의 이면에 창조자 디자이너들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문화 독해력'의 핵심에 사람이 있는 것이다. 어떤 디자이너가 있을 때, 그 때 왜 그런 생각을 했고, 그로 인해 어떤 작업이 펼쳐졌는가? 그것의 문화적 의미는 무엇인가? 만일 이러한 질문에 답을 얻을 수 있다면 우리는 앞으로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고 대처할 수 있는 지적 능력으로 지혜를 얻게 될 것이다.

     

    우리는 예지력을 얻기 위해 거장들의 삶을 돌아보는 것이다. 즉, 그들이 어떤 디자인을 하게 된 과정과 원인을 파악하게 된다면, 우리는 다시 우리 시대의 문제점에서 새로운 방법의 혁신=디자인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측면에서 책을 독해해 나가야한다. 충분히 22인의 삶을 통해 우리는 혁신의 방법, 최소한 우리의 삶을 다시 디자인 할 수 있다.

     

    p. 9

    일찍이 미국의 사회학자 데이비드 리스먼은 그의 저서 <고독한 군중(Teh lonely crowd)>에서 대중 매체가 자본주의 산업 사회에서 인간은 타인을 의식하고 개인의 개성이나 인격보다 집단의 동질성 속에서 안주하려 한다고 말했다. 즉 그들은 풍요 속에 고독감과 획일성으로 점차 고독한 군중이 되어 간다는 것이다. 특히 리스먼은 이러한 군중들이 갖는 사회적 성격, 즉 사회가 구성원들에게 암묵적으로 강요하는 양식에 대해 언급했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의 사회적 성격은 과거의 전통 지향형에서 산업화 과정의 내적 지향형을 거쳐, 대중 소비 문화가 만연한 시기에 이르러 타인 지향형이 된다는 것이다.

    ···

    멜린다 데이비스의 <욕망의 진화>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다중 인격, 이바타 신드롬, 주의력 결핍, 럭셔리 대중 등 모든 것이 혼란스럽게 변해 버린 오늘날 사회의 모습을 시장에서 인간 욕망의 변화에 기인한 것으로 파악했다.

    그것은 소위 '퀘락 명령(pleasure imperatives)'에 의해 지배되는 새로운 원초적 욕망과 관계한다는 것이다. 그는 인간 본성의 내면 영역에서 발생한 이 욕망이 성적 욕구만큼이나 강력해서 21c 소비 행동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문제는 새로운 원초적 마케팅이 점점 더 나노 기술 뺨치는 기업 마케팅 활동과 맞물린 시장의 법칙에 의해 지배된다는 사실이다. 이 지배는 갈수록 정교해져서 소비자의 창조적 자아가 살아 숨쉴 틈을 거의 허용치 않는다.

     

    비슷하지 않는가? <2012/11/11 - [책] - (12. 08. 23.) 강유원 - 인문고전강의(오래된 지식·새로운 지혜)>에서 인간은 끊임없이 분열해 가야 하지만, 끊임없이 기준을 외부에 둔다고 지적하였다. 성취할 수 없는 기준말이다. 시장경제는 우리가 기준을 외부에 둘 수 밖에 없도록 정교해지고있다. 우리가 좀 더 '천박한 사람'이 되도록 말이다.

    또한<2012/11/11 - [책] - (12. 08. 20) 박성현 - 망치로 정치하기>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가 기준을 외부에 두게 되는 또다른 이유는 과거와 달리 개인화된 사회에서도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점차 사회는 개인화 되고, 각자의 개성을 중요시 하는 사회가 되다 보니까 타인과 비교되는 자아를 찾게 된다는 것이다. 깊이 있는 책은, 서로가 비슷한 부분에서 겹치게 되어 그 당위성을 저절로 증명한다.

     

    천박한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하여, 몸으로 직접 뛰는 사람이 되기 위하여, 우리는 다시 분열하여 사회의 문제와 나 자신의 문제를 바라보아야 한다.

     

    p.59

    현대 사회에서 사회적으로 무엇이 아름다운지를 결정하는 것은 자본의 힘이다. 따라서 건강하고 성숙한 사회를 위해서는 이러한 의사 결정 구조에 시민 사회의 참여와 소통의 경로가 열려 있고, 공공적 가치에 대한 논의가 필수적인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사회에서 디자인의 의미는 단지 자본의 이윤 극대화를 위한 고부가가치의 수단일 뿐이다. 이 경우에 해당하는 극단적 예가 바로 한국 사회다. 따라서 모리스와 미술공예운동에 대한 논의는 시효가 소멸된 것이 아니라 재조명될 필요가 절실한 것이다.

    ···한국에서 디자인은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삶의 방식'에 관심이 없는 듯하다. 대신 소비자를 현혹하는 상품 치장술 정도의 역할에만 몰두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졸부적 판타지만을 자극하는 아파트 모델 하우스, '대한민국 1% 위한' SUV의 광고를 보면서 한국에서 디자인이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 심각하게 되무디 않을 수 없다. 사회적으로 디자인의 기능이 양극화를 부추기는 확실한 전위적 역할 외에 또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다.

     

    디자인은 사회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말한다. 이 가치를 살리기 위해서는 (우리 = 시민들의) 직접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또한 디자이너들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삶의 소재로 디자인 해야한다. 우리의 일상은 수많은 파편들로 이루어져 있고 이 파편들을 재료로 삼아서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내는 것, 바로 그것이 인생이자 디자인인 셈이다. 디자인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직접적인 참여를 강조했는데, 이는 우리의 삶의 다양한 소재들에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도 가능하지 않을까? 즉, 우리는 삶을 넓혀야한다. 이 것이 우리가 책을 열심히 읽어 내면을 넓혀야 하고, 여행을 통해 우리의 경험을 넓혀 다양한 삶을 내적으로 외적으로 체험해야한다.

     

    22인의 디자이너에 대한 이야기는 이 독후감에서 생략하기로 한다. 독후감 노트에는 기록하였지만, 직접 책을 통해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책의 흐름과 저자의 생각-, 그리고 거기서 독자가 느끼는 생각이다.

    누구나 공감하는 시대의 문제를 느낄 수 있고, 22인의 삶을 통해서 그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을 느낄 수 있을테다.

    2012. 09. 04.

    위대한·영향력 있는 인물의 삶을 보는 것은 가슴 뛰는 일이다. 새로운 희망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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