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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에 영향을 준 음악 1. 언니네 이발관 5집 <가장 보통의 존재>
    음악 2013. 6. 9.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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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에 영향을 준 음악

     

     

     

    1. 언니네 이발관 5집 <가장 보통의 존재>

     

     

     

    트렉 리스트Track list

     

    1. 가장 보통의 존재

    2. 너는 악마가 되어가고 있는가?

    3. 아름다운것

    4. 작은마음

    5. 의외의 사실

    6. 알리바이

    7. 100년 동안의 진심

    8. 인생은 금물

    9. 나는

    10. 산들산들


    연관된 책

    이석원 -「 보통의 존재」

     

     

    - 밴드 구성원. 이석원(보컬) / 이능룡(기타) / 전대정(드럼)

     * 음악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그래서 객관적이지 못하다. 지극히 주관적인 글이고 감상적인 글이다. 그러나 밴드의 역사에 있어서는 객관적으로 서술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따라서 객관성을 갇기위해 여기저기  음악의 선율이 어떻고 모던록의 관점에서 어떻느냐를 위한 글이 아니다. 이 음악이 내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를 위한 포스팅이다.

     

     

     언니네 이발관은 한국 모던락의 효시이자 현재 진행형이라 불리운다. 96년 1집 <비둘기는 하늘의 쥐>를 발표한 이후로 다양한 사건에 의해 맴버가 변화되었으나 밴드보컬이자 파운더(founder) 이석원을 중심으로 현재 5집까지 활동하고있다. 언니네 이발관이라는 이름은 굉장히 특이하다. 언니네 미용실도 아니고 오빠네 이발관도 아니다. 언니네 이발관. 밴드 보컬인 이석원은 어감을 굉장히 중요시 여긴다고 하였다. 언니에 이발관은 이석원이 고등학생일 때 본 일본의 조잡한 세미 포르노비디오 이름이다.(#1) 이름도 특이한 언니네 이발관! 그 결성과정 역시도 독특하다.

     

     - 언니네 이발관의 결성.

     94년, 당시는 PC통신이 현재의 인터넷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하이텔의 '메탈동'의 회원이었던 이석원은 메탈음악 이외의 새로운 장르의 락음악을 들어보고자하는 염원으로 '모소모(모던 락 소모임)'을 만든다. 여러가지 활동으로 모던 록에 대한 관심을 키워가던 중 어느 심야 라디오프로그램에 나가 당시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던 '언니네 이발관'이란 밴드의 리더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그렇다. 언니네 이발관은 세상에 이름을 먼저 알리고 밴드를 구성하게 된다. 최초 결성 맴버로서는 現 가을방학과 줄리아하트의 기타리스트 정대욱(정바비, 당시 중학교 3학년)이 포함되어 있다.

     

     - 1집의 반란.

     이렇게 위태롭게 만들어진 밴드는 95년에는 홍대에서 전곡을 자작곡으로 채운 최초의 밴드로 이름을 날렸다. 그리고 데모집 <비둘기는 하늘의 쥐>를 발표한다. 96년, 메이저 기획사의 러브콜을 거부하고 인디레이블인 「석기시대」에서 정규 대뷔 앨범 <비둘기는 하늘의 쥐>를 발표한다. 앨범 마스터링을 런던에서 할 정도로 정성을 들였는데 이는 이석원의 자신의 음악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 그리고 5집까지

     언니네 이발관이 5집까지 오는도중 많은 일이 있었다. 01년 맴버교체, 03년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된 이전 맴버 이상문(특히 이석원의 정신적 지주였다), 해체와 재결성의 반복, 그리고 이석원의 결혼과 이혼 등. 04년에 발표한 4집 이후 4년만에 나온 5집 <가장 보통의 존재>는 언니네 이발관의 정점을 찍은 엘범이다. 100beat에서 선정한 2000년대 100대 명반 앨범 중 2위를 차지하고(#3) 제6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대상을 포함 3관왕을 차지하며(#4) 그 가치를 외적으로 입증했다. 나는 왜 이 앨범에 빠졌을까.

     

     - 한 편의 소설, 드라마, 영화 같은 <5집, 가장 보통의 존재>

     5집은 한 편의 소설, 드라마, 영화 같다. 아니. 애초에 1번곡부터 10번곡까지 순차적인 흐름을 갖는 한권의 책처럼 만들어졌다. 때문에 이 앨범은 1번곡부터 차례대로 들어야만 그 진가를 맛볼 수 있다.(#5) 미니 앨범과 디지털 싱글이 판치는 음반시장에서 유독 눈에 띈다. 맴버들은 4집을 발매한 뒤 각자의 삶에 충실하게 살아간다. 그러다 06년 어느날, 이석원의 삶에서 <가장 보통의 존재>의 모티프가 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이 일을 계기로 5집 앨범을 준비한다.(#2) 도대체 모티프가 어떤 일인지를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음악을 듣다보면 조금씩 느낄 수 있다.

     

     - 가장 보통의 존재
     이석원의 산문집 「보통의 존재」를 준비하는 동안 제목을 <아름다운 것>으로 생각하고 글을 썼다고 한다.(#6)  나는 여기서 포스팅을 하고 싶은 욕구를 느꼈다. 어째서 <아름다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보통의 존재>로 바꿀 수 있었을까? 그 이유에는 아름다운 것과 보통의 존재 사이에 등호가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20대 초반까지만 해도 나는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했다. 다른 누구와도 구별되는 특별한 존재. 이유는 세상을 바라보는 내 편협함에 있었다. 아는만큼 세상이 보인다고 하지 않는가? 이기적이라기 보다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너무 좁았다. 그래서 멀리 보지 못하고 스스로의 세계에 갇혀버렸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세상에 오직 내가 세운 기준밖에 존재하지 않고 세상의 존재는 나밖에 없다. 그렇기에 나는 특별한 존재였다.

     대학생이 되면서 갑작스럽게 인연의 고리가 늘어났다. 길따라 다니며 만나온 수많은 사람들. 살아오면서 만난 사람들의 인맥도를 그려보면 잔가지가 많은 나무처럼 표현된다. 강력한 뿌리인 가족은 태어나기 전부터 이어져있다. 그리고서 친척들과 이웃들을 점차 만난다. 유치원과 학교를 다니면서 친구들이 생기고 고등학교때는 친구의 친구들까지 만난다. 대학생이 되기 전의 인맥의 고리는 지역적인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지만, 대학생이 된 이후로는 지역의 한계마저 초월하며 (다소 헐겁지만) 수많은 인연의 고리가 생긴다. 인간의 다양성을 느끼면서 이 세상에는 나 외에도 수많은 존재가 있음을 깨닫는다. 서로가 다른 환경에서 자라왔지만 비슷한 성격과 취미를 가진 사람도 만난다. 이런 과정에서 어쩌면 나는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 보통의 존재. 세상을 구성하는 가장 보통의 존재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보통의 존재가 어째서 아름다운 것이 될 수 있을까? 반대로 아름다운 것이 어째서 보통의 존재가 될 수 있을까? 어쩌면 둘 사이에 등호가 성립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이는 이석원씨만의 해석일 뿐 정답은 아니다. mp3에 5집 보통의 존재를 1번 트랙부터 재생하여 커널 이어폰을 귀 깊숙히 넣어 다른 외부의 소음없이 들으며 목적없고 방향없는 산책 중에 고민한다. 특히나 훈련소에 있을 때 많이 생각했다. 음악이 없을 때 멜로디는 계속해서 떠돌고 명확하지 않은 가사는 깊은 의미가 되어 마음속에 흘렀다.

     우리는 보통의 존재다. 끊임없이 특별한 존재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누군가의 사랑을 얻기 위해. 누군가로부터 인정받기 위해. 보다 완벽해지기 위해. 여기서 모순이 생긴다. 나는 보통의 존재란 사실을 깨달았다. 보통의 세계에 존재하기보다는 사랑받고 인정받고 완벽해지기 위해 특별한 존재가 되길 바란다. 그래서 노력을 하지만, 세상 사람들 모두가 노력을 한다. 결국은 다시 보통의 존재가 되는 것이다. 나는 여기서 노력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보통의 존재이지마는 노력을 하기에 아름다운 것이 되는 것이다. 특별한 존재는 아니지만 아름다운 것이 되는 것이다.

     

     - 가슴을 울리는 가사

     track 1.  가장 보통의 존재 中  

    너는 내가 흘린 만큼의 눈물 / 나는 니가 웃은 만큼의 웃음

     

    track 10. 산들산들

    그렇게 사라져 가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었네
    잊을 수 없을 것만 같던 순간도 희미해져 갔어

    영원히 변하지 않는건 세상 어디에도 없었지
    하지만 잊을 수 없는게 어딘가 남아 있을거야

    나는 이런 평범한 사람
    누군가의 별이 되기엔
    아직은 부족하지 그래도 난 가네
    나는 나의 길을 가
    소나기 피할 수 없어
    구름 위를 날아 어디든지 가
    외로워도 멈출 수 없는 그런 나의 길

    다가올 시간 속의 너는 나를 잊은 채로 살겠지
    하지만 잊을 수 없는게 조금은 남아있을 거야
    새로운 세상으로 가면
    나도 달라질 수 있을까
    맘처럼 쉽진 않겠지만 꼭 한번 떠나보고 싶어

    나는 이런 평범한 사람
    많은 세월 살아왔지만
    아직은 부족하지 그래서 난 가네
    나는 나의 길을 가
    소나기 두렵지 않아
    구름 위를 날아 어디든지 가
    외로워도 웃음지을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가고 싶네
    그게 나의 길

     

     하지만 굳이 이석원씨의 산문집과 인터뷰 내용을 읽고 고민과 사색을 통해서 언니네 이발관을 느낄 필요는 없다. 직감적으로 감성적으로 느낄 수 있다. 바로 바로 음악감상. 가사가 너무 좋다. 관계와 우주와 별에 대한 이야기. 너는 내가 흘린 만큼의 눈물. 나는 니가 웃은만큼의 웃음. 이런 관계성을 발견한 것이 대단하다. 왜 너는 내 웃음이 될 수 없을까? 나는 너의 눈물이 될 순 없을까?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다. 사랑하는 관계에서 서로의 존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상대방의 웃음과 내 슬픔에 관해서다. 너가 울기보다는 내가 울기를 바라고, 너가 울기보다는 너가 웃기를 바란다.

     가사를 곱씹어 듣다보면 매번 새로운 맛이 느껴진다. 내가 어떤 상황과 기분에 있든 상관없이 나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음악이다. 그리고 밴드 사운드가 너무 좋다. 이 앨범을 통해 베이스와 드럼과 기타소리를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참고자료 :

    (#1) 네이버 뮤직 인터뷰 : http://music.naver.com/todayMusic/index.nhn?startDate=20080503

    (#2) 위키백과 <언니네 이발관> : http://ko.wikipedia.org/wiki/%EC%96%B8%EB%8B%88%EB%84%A4%EC%9D%B4%EB%B0%9C%EA%B4%80

    (#3) 100beat 선정 2000년대 100대 앨범 : http://100beat.com/2000%eb%85%84%eb%8c%80-%eb%b2%a0%ec%8a%a4%ed%8a%b8-%ec%95%a8%eb%b2%94-%ea%b5%ad%eb%82%b4-2%ec%9c%84-%ec%96%b8%eb%8b%88%eb%84%a4-%ec%9d%b4%eb%b0%9c%ea%b4%80-%ea%b0%80%ec%9e%a5-%eb%b3%b4%ed%86%b5/

    (#4) 한겨레 기사 : 언니네 이발관, 대중음악상 3관왕 한겨레 기사 : 언니네 이발관, 대중음악상 3관왕 : http://www.hani.co.kr/arti/culture/music/343909.html

    (#5) 언니네이발관 공식 사이트 : 5집 ㅡ <가장 보통의 존재> 감상법 : http://www.shakeyourbodymoveyourbody.com/default.asp

    (#6) 이석원 블로그 : 아름다운 것 : http://blog.naver.com/dearholmes?Redirect=Log&logNo=70074970952&from=post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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