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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제를 담은 추리소설, 미야베 미유키의 <화차火車>책 2013. 3. 16. 13:39반응형
2. 26. - 2. 27.
미야베 미유키 - 화차火車
추리소설은 재미없다는 말을 정정하겠다. 처음 팔란티어를 읽었을 때 기분이다. 계속해서 주어지는 정보에 퍼즐이 맞추어진다.
게다가 사건이 발생하게 된 원인 역시 가볍지않다. 미안하지만 <바람을 뿌리는 자>보다 16배는 재밌다. 3배정도 깊이있고,
감상문이 술술 써질때가 있고 한 글자 한 문장 써내려가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후자의 경우에는 두가지 경우가 있다. 책이 너무 별로라서 할 말이 없을 때와 반대로 깊게 마음속으로 들어와 많은 것을 내뱉고 갈 때로 나뉜다. 이 책은 그 후자이다. 내가 쓰고 싶은 방향의 <글>의 방향이다. 적절한 순간에 적절한 정보만 풀어주며, 인간에 대한 관찰이 돋보인다. 게다가 사회 문제를 명확히 지적하기에 주제와 문제의식이 강하게 느껴진다. 마지막으로 마음에 들어오는 문체. 사랑하는 사람에게 해주고픈 언어가 쓰여져있다. 그 문장이 나오는 부분에서는 연애소설이라고해도 믿겠다싶다.
p. 145 화차여, 오늘은 내 집앞을 스쳐 지나, 또 어느 가여운 곳으로 가려하느냐.
화차는 <생전에 악행을 저지른 망자를 지옥으로 실어나르는 불수레>이다. 생각해보면 아주 적절한 비유다. 책에는 신용카드를 지나치게 사용하다 파산한 인물과 주택을 위해 대출을 했다가 빛을 진 인물이 등장한다. 이들은 빛을 갚을 능력이 안되서 돌려막기를 하다가 결국에는 돌아갈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신용카드 하나하나가 결국은 화차다. 카드를 긁는 행위는 악행이 아니다. 그렇지만 자신의 능력과 한계를 초과하는 허영심은 빛으고 죄가된다. 화차여, 오늘은 음식점에서 불을 내고, 내일은 홈쇼핑에서 불을 낼테지···
2월 23일부터 26일간 휴가를 다녀왔다. 입대가 늦은 나는 친구들이 모두 4학년이다. 글서 휴가기간동안 만난 친구들 모두 취직을 준비하고있다. 필연적으로 돈 문제, 스펙문제, 사회 이야기만 진탕하다가 돌아왓다. 나의 꿈은 무엇인가?
지금은 '소설가'가 되고싶다. 글을 써서 내가 느끼는 문제점을 직간접적으로 표현하고 싶고 깨달음을 말 그대로 이야기에 비유해 표현하고싶다. 이런 꿈을 지지해주는 친구가 없었다. 나는 우유배달/신문 배달을 하더라도 그렇게 사는 것이 진정한 삶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무래도 친구들은 내 꿈보다는 계획 떄문에 반대했는 것 같다.
하고싶은 말은 이거다. 아직 내게는 경제 관념이 부족하다. 그래서 이 소설이 더욱 달콤하게 그리고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과연 우유배달 하며 글쓰는 나는 행복할까? 세상 사람들은 빛을 내가면서 소비에 열중하고 있는데 나는 어떤 기분을 느낄건가. 더욱더 문제는 카드이다.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자취를 했기에 부모님께서 매달 용돈을 조금씩 보내주셨다. 편지로 보내긴 그렇고 집에 통장을 두고 나는 체크카드를 만들어 주기적으로 통장에 입금해주셨다. 그래서 노동의 고난과 가치를 못느끼고 돈을 사용했다. 마치 신용카드처럼. 어느날 돈을 많이 쓰게되면 나는 그 이후로 식사는 모두 삼각김밥이다. 이번 휴가때도 한 달 100,000\ 번다는 것을 잊어버리고, 밖에 있는 친구들에게 밥을 사주고 돌아왔다. 경제관념이 부족한지 정이 넘치는지 문제다. 돈이 있으면 있는대로 다 써버린다.
스토리에 대해서 미리니즘하고 싶지 않으니 이쯤 넘어가고 중요하게 느낀 포인트를 집어보겠다. 작가님은 사회에 문제점을 느껴 이 글을 썼을테다. 소비 문화, 소비를 중요시하는 문화, 계속해서 새로나오는 신상들 앞에 우리는 뒤쳐지지 않기위해 발악한다. 그래서 자신의 능력보다 초과해서 소비한다. 그러면서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대출을 받는데, 글쎄 이것이 너무 쉽다는 것이다. 아무런 제약이 없으니 마치 자신이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인양 착각하여 카드를 긁고, 긁다보니 매울 수 없어 돌려막고, 빌려막고, 카드깡을 하고, 몸팔아 막고, 정신팔아막고, 개념 팔아먹고, 영혼까지 판다. 그래서 화차에서 내릴 마지막 기회인 파산, 파산을 놓치면 진실로 지옥으로 가게된다. 이런 환경에서 개인이 근검절약하지 못한 것을 사회 현상은 문제로 삼을 수 있을까? 온전하게 자신을 통제하지 못한 개인의 문제일까.
나는 인간의 능력을 믿기에 개인의 편에 서고 싶다. 마음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는 말을 믿고싶다. 그러나, 이 책에서 강력한 반증이 나온다. 방어운전과 교통사고. 개인이 필사적으로 방어운전을 하더라도, 타인에 의해, 환경에 의해 교통사고가 발생한다면 누구의 책임일까? 교통사고로 인해 죽는다면, 그에게 무슨 잘못이 있을까.
인간의 삶을 노력과 운으로 구분하기에 둘은 너무 대조적인 인연이 아닌가. 노력으로 운은 절대 얻을 수 없다. 운 역시도 노력이 될 수 없다.
즉, 자신이 바로 선다고 해서 똑바로 설 수 있는가. 세상의 모든 일을 온전히 내 탓으로 볼 필요가 있는가?
내 마음속에서는 방어운전과 개인의 소비습관은 다르다고 외치고있다. 부정하고 있으나 현실은 다르다. 어떤 사람이 검소한 소비 습관을 유지하고 가졌다는 이유로 다른 이가 그렇지 못함을 비난할 수 없다. 각 개인은 고유성을 가지기 때문이다.
결국 88만원 세대나, 비정규직이 넘치는 세상에서 개인의 노력만으로 해결하라는 요구에는 무리가있다. 아직 나는 그 해결방법을 모르겠다. 그래서 나 노력하지 못하는 - 노력해도 본능에 계속 지는 - 자신에게만 책임을 미루는 걸지도 모른다. 내가 열심히 공부하고 살아간다면, 88만원 세대라도 문제있겠어?하며.
돈, 이란 것은 우리의 편리를 위해 만들어진 개념이다. 그 자체가 계약이고 약속이다. 어느 정도의 신용이 들어있는 셈이다. 여기에 신용거래란 것은 도대체 어떤 믿음에 근거하는 것인가. 돈이라는 대체 가치 상품을 언젠가는 갚을 것이라는 믿음 아래에 대신 결제해주고 빌려주는 것 아닌가. 부섭다고 생각했다.
지금껏 나는 돈의 가치를 무시했다. 돈보다 사람이 중요하다 생각했다. 마음이 중요하다 생각했다. 그래서 내 현금사정 고려치 않고 닥치는대로 퍼주고, 상대에게 휘둘렸다. 어쩌면 자존심같은 어떤 요소나 그것이 위장한 미안함에 사줬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 책이 나에게 다가오는 바가 크다. '돈'이란 것이 인생에 큰 요소는 아니나 중심을 잡고 이용해야 할 것이다. 잘못하다간 지옥으로간다.
p. 37 "그거야말로 쓸데없는 걱정이거든. 다녀오겠습니다. 다녀오세요." 그러고는 뾰로통하게 덧붙였다.
"뒤의 '다녀오세요'는 아빠 나갈 때 다시 재생해서 들어."p. 145. "화차여, 오늘은 내 집 앞을 스쳐 지나, 또 어느 가여운 곳으로 가려 하느냐."
···돌고 도는 불수레. 그것은 운명의 수레였는지도 모른다. 세키네 쇼코는 거기서 내리려 했다. 그리고 한 번은 내렸다. 그러나 그녀로 변신한 여자가 그것도 모르고 또다시 그 수레를 불러들였다.
p. 161. 소비자신용의 산업구조 말이죠? 그렇죠. 당신은 지금 이런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 소비자신용 세계에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다는 건 잘 알았다. 구조적인 문제, 금리 문제, 서투른 행정, 부족한 교육, 그건 충분히 이해했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더라도 갚을 수 없다는 걸 뻔히 알면서 돈을 빌리고 곤경에 빠지는 건 결국 개인의 문제가 아닌가. 그 개인에게 약점이 있으니까, 세상을 우습게 보는 면이 있으니까 그렇게까지 추락하는 것이다. 그 증거도 일본 국민 전체가 다중채무자가 된 건 아니지 않은가. 나만 해도 그런 상황에 처하지 않았다. 성실하고 제대로 된 인간이라면 전혀 문제될게 없다. 다중채무를 떠안은 것은 역시 본인에게 어떠 ㄴ결함이나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아닙니까?
p. 198 그 사람이 '도쿄와 피가 이어져 있다'고 느낄 수 있으냐 없느냐 전적으로 그 한 가지에 달린 일이다. 그리고 드 때의 '도쿄'는 고향으로서의 도쿄' '인간을 낳아 키울 수 있었던 도쿄'다.
그러나 현재의 도쿄는 더이상 인간이 뿌리는 내리고 살아갈 수 있는 토지가 아니다. 땅의 기운이 사라지고, 비도 내리지 않고, 경작할 괭이도 없는 척박한 황무지다.
이곳에 존재하는 것은 대도시로서의 기능뿐이다.
그것은 자동차와 매우 흡사하다. 제아무리 고급 사양에 성능이 뛰어나다 해도 사람이 그 안에서만 살아갈 수는 없다. 자동차는 타고 다니며 편리하게 사용하고, 이따금 정비를 맡기고 세차를 해주고, 수명이 다 되거나 질리면 새것으로 배꾸면 그만이다. 그것뿐이다.
도쿄도 그와 마찬가지다. 어쩌다보니 이 도쿄라는 차에 필적할 만한 성능을 지닌 다른 차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있더라도 개성이 너무 강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꾸준히 사용하게 된 것뿐이지, 본래는 언제든 갈아끼울 수 있는 부품같은 것이다.
인간은 새것을 사서 대체할 수 있는 대상에 뿌리를 내리지않는다. 새로 바꿀 수 있는 것을 고향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러므로 지금 도쿄에 있는 인간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 뿌리가 없는 풀이며, 대부분은 부모, 혹은 그 부모의 부모가 가지고 있던 뿌리의 기억에 매달려 살아가는 것이다.
p 214. 신문 사이에 끼어오는 광고지나 통신파매 카탈로그, 텔레비전의 쇼핑몰 광고 등을 보면, 요즘처럼 좋은 가구나 세련된 물건들이 넘쳐나면 가지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다 계산대에 카드 한 장을 내고 영수증에 사인하는 것만으로 그런 것들을 곧바로 구입할 수 있다면, 공중에 붕 뜬 기분으로 이것저것 사들이고 싶어지는 게 인지상정이다.
문제는 그에 제동을 걸어줄 만한 장치가 없다는 것이다.
p. 247. 물론 그렇지. 엄청나게 노력했잖아. 그렇지만 노력해서 좋아졌다는 건 역시 재능이 있다는 뜻이야. 안 되는 사람은 제아무리 좋아해도 안돼. 다모짱은 어릴 때부터 좋아하는 게 있었고, 좋아하는 일에 재능이 있었고, 게다가 그 길로 나아가는 데 방해도 없었잖아. 그게 가장 큰 행복 아닐까?
p. 346.
- 언젠가 남편이 이런 말을 하더군요. 제법 그럴듯한 소리를 하는구나 생각했죠. 저기, 뱀이 탈피하는 이유가 뭔지 알아요?
- 탈피?
- 뱀은 허물을 벗잖아요? 그거 실은 목숨 걸고 하는 거래요. 그러니 에너지가 엄청나게 필요하겠죠. 그런데도 험루을 벗어요. 왜 그런지 아세요?
혼마보다 앞서 다쓰모가 대답했다. - 성장하기 위해서 아닌가요?
후미에가 웃었다. - 아니에요. 목숨걸고 몇 번이고 죽어라 허물을 벗다보면 언젠가 다리가 나올 거라 믿기 때문이래요. 이번에는 꼭 나오겠지, 이번에는, 하면서
다리 따위는 없어도 상관없잖아요. 뱀은 뱀이니까. 그냥 뱀이니까. 후미에가 중얼거렸다.
- 그런데도 뱀은 생각해요. 다리가 있는 게 좋다, 다리가 있는 게 행복하다고. 거기까지가 우리 남편의 학설. 그리고 여기부터는 내 학설인데, 이 세상에는 다리를 원하지만 허물벗기에 지쳐버렸거나 게으름뱅이거나 벗는 방법을 모르는 뱀이 수 없이 많다는 거죠. 그래서 그런 뱀들에게 다리가 있는 것처럼 비춰주는 거울을 파는 뱀도 있다는 말씀. 그리고 뱀들은 빛을 내서라도 그 거울을 사고 싶어하는 거예요.
p. 375. 가츠야도 구라타도 제아무리 발버둥쳐본들 부모를 거역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알고는 있지만, 성인이 된 그들은 부모가 마련해줄 코스를 걸어가면서도 자기만 의지하고 자기의 능력을 확인시켜주는, 감싸고 보호해줄 수 있는 대상이 필요했던 것이다.
p. 396. - ··· 사짱은 학창시절에 즐거운 추억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을 정도니까.
그랬을지도 모른다. 혼마는 생각했다. 세키네 쇼코는 어린 시절부터 행복을 실감한 적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옛날의 자신도 지금의 자신도 아닌 '다른 누군가'가 되기 위해 늘 조바심을 냈던 것이다.
그것은 쇼코가 우연히 편모 가정 출신이었다거나 학교 성적이 좋지 않았다거나 하는 개별적인 요인에서 비롯한 조바심은 아니었을 거라고 혼마는 생각했다. 그것은 누구나가 마음속 깊이 숨기고 있는 소원이자 살아가는 원동력이며, 한 사람의 '개인'으로 존재한다는 명백한 증거이다.
세니네 쇼코는 그 소원을 이루기 위해 그다지 현명하지 못한 방법을 선택했다. '자기 본연의 모습'을 찾는 대신, 그런 모습을 찾아낸 듯한 착각을 일으켜주는 거울을 사버린 것이다.
그것도 플라스틱으로 지은 사상누각 위에 살면서···.
p. 413. - 남에게 못된 짓을 하는 사람은 자기가 왜 그러는지 제대로 생각해본 적이 없대. 다사키도 그렇대. 그래서 못된 짓을 할 수 있다는 거야. 그렇게 말했어.
2. 28.
다시 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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