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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스러운 어른 동화, 미하엘 엔데의 <모모momo>
    2013. 3. 1.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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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13. - 2. 13.

    미하엘 엔데 - 모모MOMO

     

     

     

     

     

     

     

     

     

     

     

    시간을 훔치는 도둑과, 그 도둑이 훔쳐간 시간을 찾아 주는 한 소녀에 대한 이상한 이야기.

     

     모모? 제목과 디자인을 보고는 80년대 삼류소설인가 싶어 꺼림직한 느낌에 사로잡혔다. 처음보는 작가 이름에다 동화라는 사실을 알고는 다시 독서실 서재에 꽂아두었다. 그 후 6개월이 지나고 후임에게 이 소설을 추천받았다. 괜찮다-라는 것이다. 그래도 계속 읽지 않다가 우연한 기회로 인터넷 서평을 보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추천하고 있었다. 음, 읽고 난 뒤에 나는 상당히 괜찮다-.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99년도에 1판 1쇄가 발행됬다. 초등학교 2학년일때인데, 그 때 내가 이 동화를 접했다면 지금의 나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 라는 돌이킬 수 없는 시간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그렇다. 이 책은 시간에 대해 논한다. 냄세도 없고, 만질수도 없는 것이지만 향수가 있고 질감이 존재하는 시간을 동화로서 풀어낸다. 시간은 삶이다- 라고 작가는 규정한다.

    p. 98. 시간은 삶이며, 삶은 가슴 속에 깃들여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시간을 아끼면 아낄수록 가진 것이 점점 줄어들었다.

     

     그리고 시간은 가슴이다. 눈이 물건을 보고 코가 냄세를 맡듯이, 가슴은 시간을 느낀다. 가슴이 멎으면 시간을 느낄 수 없게된다. 삶이 끝나는 것이다. 책에서 도둑들에게 회유당해 많은 이들이 '돈'을 위해 '명성'을 위해 생각하는 시간, 사랑하는 시간, 먹는 시간, 이야기하는 시간을 줄인다. 분명 우리에게 하루 24시간이, 1440분이, 86,400초가 주어져있는데, 시간이 부족해서 줄이고 줄여 여유없이 살아간다. 자신의 삶이 없는채로 살아지는 것이다.

     

     분명 우리는 약해지는 때가 있다. 내 삶을 돌아보며 23년간 무엇을 했는지. 23년의 결과가 무엇이고 주변의 또래들, TV에 나오는 아이돌과 비교하여 초라해지는 시간이 있다. 남들이 가지지 못한 것이 나에게 있음에도. 이 초라함과 연약함 앞에 우린 다급해지고 시간이 부족하다 느낀다. 내 가슴 속에 있는 시간을 내가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에 끌려다니게 되는 것이다.

     

     주인공 모모는 특별한 재능도 없고 멋진 외모를 가진것도 아니지만, 타인의 말을 경청하는 능력이 있다. 경청. 많은 책에서 경청을 중요하다고 한다. 수많은 이유로. 그 중 이 책에서 나오는 설명이 마음에 든다. 시간은 가슴에 속한다. 경청은 시간을 온전히 그 사람에게 주는 것이다. 그의 삶은 내 삶을 투자하여 듣는 것이다. 삶과 삶이 만나며 진정한 나를 발견할 수 있다. 우리가 스펙과 일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실태도 여기에 이유가 있겠지. 모바일·SNS를 통한 얕은 소통은 '드러내기'밖에 되지 않는다. '나 이렇게 살고 있슈-'라는 자랑이거나. 그래서 '나'를 발견하지 못한 채 일과 스펙으로 '나'를 증명하려 한다. 서로를 진실하게 들어주고 진실되게 이야기하면, 그 공허함을 · 빈공간을 매울 수 있을텐데

     

     그리고 우리는 누구나 '경청자'가 될 수 있다. 경청을 위해 필요한 것은 시간이다. 우리에게는 분애 넘치는 시간이 흐르고있다. 우리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과제는 진정한 '나' 찾기가 아닌가. 그렇다며 스펙업 보다야 나에게 시간을 쏟아부어야하지 않을까?

     

     동화 속에서 무언가를 위해 자신의 시간을 모두 바치는데도 불행한 인물들, 즉 현대인 같은 사람들을보니 기분이 묘했다. 분명 자신을 위해 시간과 몸과 감성을 바치는데 불행해져만 갈까? 시간을 팔아 돈을 버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결국은 보토의 존재와 삼미의 정신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사람들이 아주 다른 말을 쓰던 옛날옛날 아주 먼 옛날,'로 시작하는 동화답게 매우 쉽게 그리고 따뜻하게 만들어진 책이다. 그리고 마무리 역시 동화답게 끝나는 아름다운 책. 그러나 내용만은 쉬운것이 아니다. 진리는 어려운 것이 아니다.

     

     

    p. 25. 모모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그저 기다리고 있었다. 많은 일들은 해결하려면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그리고 모모가 얼마든지 가지고 있는 유일한 재산, 그것은 바로 시간이었다.

     

    p. 95. 그들의 말을 온 마음으로 들어주는 사람, 말하다보면 저절로 분별이 생기고, 화해하고 싶은 마음이 들고, 기분까지 좋아지는 그런 사람이 아무도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사람이 있다고 해도 5분 안에 일을 끝낼 수 있다면 모를까, 그들이 그 사람을 찾아갈 가능성은 아주 희박했다. 5분 안에 끝나지 않으면 그들은 시간 낭비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주 빠른 시간 내에 가능한 한 많은 즐거움과 휴식을 줄 수 있는 오락을 찾았다.

     

    p. 130 남자가 말을 이었다.

     - 인생에서 중요한 건 딱 한 자기야. 뭔가를 이루고, 뭔가 중요한 인물이 되고, 뭔가를 손에 쥐는 거지. 남보다 더 많은 걸 이룬 사람, 더 중요한 인물이 된 사람, 더 많은 걸 가진 사람한테 다른 모든 것은 저절로 주어지는 거야. 이를테면 우정, 사랑, 명예 다위가 다 그렇지···.

     

    p. 216. 시간은 언제나 거기 있기 때문에 듣지 못하는 음악 같은 걸 거예요. 하지만 저는 그 음악을 이따금 들었던 것 같아요. 아주 나지막한 음악이었어요.

     

    p. 217. 이 시계들은 사람들이 저마다 가슴 속에 갖고 있는 것을 엉성하게 모사한 것에 지나지 않아. 빛을 보기 위해 눈이 있고, 소리를 듣기 위해 귀가 있듯이, 너희들은 시간을 위해 가슴을 갖고 있단다. 가슴으로 니끼지 않은 시간은 모두 없어져 버리지. 장님에게 무지개의 고운 빛깔이 보이지 않고, 귀머거리에게 아름다운 새의 노랫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과 같지. 허나 슬프게도 이 세상에는 쿵쿵 뛰고 있는데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눈 멀고 귀 먹은 가슴들이 수두룩하단다.

     

    2. 13.

    p. 359. 그들은 같이 우고, 같이 울었다. 이제 모두들 그럴 시간이 있었다.

    그럴 시간이 있었다. 그리고 있다. 있을 것이다.

     


    모모

    저자
    미하엘 엔데 지음
    출판사
    비룡소 | 2009-10-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전세계 40여개 언어로 번역된 독일 작가의 장편. 기적과 신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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