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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희경 - 생각의 일요일들 (12. 09. 25.)
    2012. 11. 18.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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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의 일요일들

    저자
    은희경 지음
    출판사
    | 2011-07-20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작가 은희경, 소요와 미열의 시간들을 기억하다!새의 선물, 아름...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은희경 - 생각의 일요일들.

    12. 09. 17. - 12. 09. 25.

     

     

     

     

     

     

     

     

     

    글을 쓰고 싶도록 만드는 매력적인 작품.

    글을 쓴 다는 것은 어떤 것을 의미하는가? 아니, 왜 글을 쓰는 것이지? 무엇을 전달하고 싶은 것인가.

    내 세계관을 보여주기 위해. 새로운 인물로 살아보며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 말하고 싶은 바를 이야기를 통해 쉽게 전달하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은 정말 색다른 경험이다. 

     

    책을 읽는 기간 중에 아는 형이 자신이 생각한 것에 대하여 자신의 페이스북 담벼락에 글을 썼다. 읽고 내가 고민하는 부분과 비슷하여 댓글을 남겼는데, 나름 잘 쓴것 같았다. 하지만 엄청난 비판을 받았는데-. 글의 두서가 없고 형이 말한 논지와 너무 벗어나서 이야기 하고 있었던 것.

     

    두서가 없다는 것은 애당초 알고 있었다. 내 글은 너무나 감성적이다. 산문에서는 글이 단정하고 · 정확하고 · 감상적이어야 한다. 고 말한다. 지나치게 감정적인 부분이 많아서, 이를 억제하다가 정확하지 못하고 단정하지 못한 글이 자꾸만 써진다. 물론 감정 역시 과하거나 부족해지고.

    이후로 내가 무슨 목표는 어떤 말을 전하고픈 마음에 글을 쓰는지 펜을 움직이며 항상 고민한다. 그 덕에 글씨도 조금 침착해졌다. 이전에는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이 밀려오면 그 모든 것을 글에 담고 싶었다. 펜이 느리게 움직인다는 것은 내가 적어야하는 말이 줄어드는 것이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내가 사용하는 '단어'의 폭이 너무나 좁다는 것을 깨달았다. 항상 꿈 · 목표 · 생각 · 후회 · 사랑 · 욕망 등. 한정적인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다. 세상에는 흐드러지다-. 조롱조롱하다-. 등 얼마나 아름다운 말이 많은지, 한정된 언어 속에 살아가니까 삶 역시도 한정되는 것 같다. 반대로 삶이 한정되어 언어를 한정하여 사용하는 것일지도. 단어나, 서술어의 사용에 민감해졌다. 좀 더 단정하고 정확하기 위해서.

     

    이 산문집은 감성적인 면에 치중되어있는데, 논리성의 부족은 이 전 책 - 김용규 - 설득의 논리학 - 을 통해 많이 습득했다. 남은 것은 실천인데-, 어떤 비유나 · 글을 보면 어떤 종류의 논리를 사용했나 보게되고 이야기를 들을 때에도 이 사람이 어떤 논리에서 나를 꾸중하는지, 반박할 수 있는 허점은 없는지 고민하게 되었다. 장족의 발전이다!

     

    조금씩 늘려가는 것이 중요하니께! 글을 반드시 쓰겠다는 다짐. 그것을 위한 준비를 조금씩 해야지.

    중요한 것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다. 어떤 명제를 마음속에 품고 세상을 바라볼 것인가.

     

    p. 7

    지금 나의 선택이 나머지 인생에 어떤 영향을 줄까? 이런 생각 이제 하지 않는다. 어딘가 조금 높은 곳에서 흘러내려온 물줄기가 여울을 만나 잠깐 거기 담그고 있는 내 종아리를 휘감고 돌더니 다시 흘러간다. 흘러오는 대로 흘려 만나고 흘러가는 대로 흘려보내려 한다. 예상도 안 하고 돌아보지도 않게 되기를. 교정을 마쳤으니 이제 일어나 창을 열어야겠다.

    '사람이란 한순간 곁에 모이는가 하면 어느 순간 돌아보면 아무도 없기도 한다. 마치 약속된 주기를 지키지 않는 밀물과 썰물처럼.' 이 것은 내가 썻던 소설의 한 구절이다. 초여름 초록의 무심과 무상을 넘어 지금은 나를 향해 어떤 물줄기가 흘러오고 있을까. 주기는 지키지 않았지만, 밀물이어도 좋겠다.

     

    세상을 바라보는 좋은 눈이 아닐까싶다.

     

    p. 53

    내가 소설의 언어에서 원하는 것은 두 가지이다. 정확성, 그리고 의외성이다. 정확하지만 낯선 언어, 그것들로 빽빽해져 있는 소설? 그다지 잘 읽힐 것 같진 않지만 어쨌든.

     

    구두점 하나라도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제자리에 가 박히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만약 단어들이 각자 자신의 억제되지 않은 감정으로 뒤죽박죽된다면, 혹은 기타 다른 이유 때문에 정확하지 못하거나 명확하지 못하게 된다면 독자의 눈은 바로 그 단어 위에서 미끄러져버리고 만다. 헨리 제임스는 이러한 종류의 불운한 글을 '허약한 설명서'라고 표현했다.

    -레이먼드 카버, <글쓰기에 대하여>

     

    p. 146 여행자 : 이방인이라는 점에서, 여행자는 대부분 약자이다.

    약해졌기 때문일까, 사랑하는 것보다 사랑받는 감정과 조건에 더욱 예민해진다. 낯선 도시에서의 새벽 꿈, 한 때 나를 사랑해주었던 사람들이 찾아오기도 한다. 꿈에서 깨어 침대에 누운 채 새벽이 오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생각한다. 여행에서 가장 좋은 건 닥쳐온 의무와, 그리고 일상적인 절차에서조차 벗어난 '완벽하게 혼자 있는 시간'이라고. 그 시간에만 가질 수 있는 순진하고 온전한 감정과 그 감정을 보자기처럼 고스란히 감싸서 보존할 수 있는 고적함, 그게 좋다.

     

    바야흐로 가을이 다가왔다.

    9월, 10월 항상 새로운 일이나 각오를 했기보다는 묵묵히 해야 할 일을 했던 시기이다. 한 해가 끝난다는 마음과, 흘러간 시간을 뒤돌아보며 자연스럽게 흘러오는 시간을 대비하였다.

    아마도 '차(茶)'가 도움이 된 것 같다. 국화차! 향, 시각, 미각을 느끼게 해주는 이것. 좀 더 따뜻하고 차분하게 만들어주는 소중한 존재.

    국화같은 사람이 되자.

    12. 09. 26.

    국화같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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