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적당한 따스함, 모리사와 아키오의 <무지개 곶의 찻집>
    2013. 3. 1. 12:24
    반응형

     

     

     

     

     

     

     

    2. 15. - 2. 15.

    모리사와 아키오 - 무지개 곶의 찻집

     

     

     

     

     

     

     

     

     

     

    적당히 따뜻하고 적당히 자연스럽고 적당히 눈물을 밀어내며 적당한 소설을 가진 소설.

     

     글쎄, 누군가가 내가 쓴 글을 이렇게 감상한다면 슬프겠지만 이 책은 적당한 소설이다. 가볍게 읽기 좋은 소설이다. 희망을 불어넣어주고 사랑을 꿈꾸게 하고 가슴이 두근두근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특히 바닷가에서 커피 한 잔 하고 싶은 마음이 커진다.

     

     소설에 감동을 주기 위한 장치들이 여기저기 배치되어 있지만 너무 성급하게 이용되어 인위적인 느낌이 든다. 그래서 감동적인 장면에서 '이런 인위적인 눈물을 흘릴 수 없어'라며 꾹 참았다. 흐르는 눈물이 부끄러울까봐 참지는 않지만 인위적이고 억지 눈물에는 떄를 쓰며 참는다. 그래서 나는 이 소설에 적당하다는 평가를 내릴 수 밖에 없다.

     

    분명 멋진 소재와 아름다운 음악, 슬프고 개인적이며 공감할 수 있는 사연들로 소설이 구성되었지만 조금 더 연결을 단단히 할 필요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찻집 주인 에쓰코씨가 주인공으로 나와 기뻤다. 신비롭기만 한 대상의 속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작가님께서 의도적으로 구성하였겠지? 군대오고나서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 뒤로 이런 측면에서 책을 읽게 되는 것같다.

     

     제 2장의 주인공처럼 나 역시도 전역하고 얼마뒤면 취직 전선에 나서야한다. 물론 작가가 되는 꿈을 버리면 말이다. 사실 잘 모르겠는것이 취직을 하는 행위가 두려워 작가가 되려는 것일까? 라는 의문과 치열한 경쟁 사회 역시 두려운게 아닐까? 생각도 든다. 두 가지 모두 영향이 있겠지. 그렇다고 작가의 세계에서의 경쟁을 무시하는건 아니다. 고등학생때부터 느꼈다. 글을 쓰는 행위가 스스로에게 큰 위안이 된다고. 그리고 글을 쓰면서 또다른 '나'를 발견할 수 있음을 느꼈다. 그런 두근거림이 너무나 좋았다. 이 것이 바로 '로큰롤'같은 선택이아닐까. 그래도 여전히 두렵다.

     

     멋진 삶이라고 생각한다. 돈 보다는 꿈과 사랑을 위해 무지개 곶의 찻집같은 카페를 운영하는 것은. 대학생 때 양재에서 자취(라기 보다는 친척집에 얹혀 살았다)를 했다. 은광여고 때문인지 집 주변에는 프랜차이즈 카페도 있지만 브랜드 없는 무지개 곶의 찻집같은 카페도 많았다. 서비스도 많이주고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 거런데, 정말 손님이 없었다. 서비스도 주고 노래도 좋았는데···. 만약 카페를 운영할 때 손님이 자주 안오더라도 즐거울 수 있을까? 이런 카페를 운영하는 것은 글쓰는 것만큼 어려운 선택이겠지.

     

     어쩜 내 삶이란 것이 통조림마냥 어떤 캔 속에 갇혀 정형화된 틀에 굳어져버린걸 수도 있다. 긴 유통기한을 기대하며, 오래오래 살기만을 바라다보니 맛도 없고 영양가도 떨어져버리는 것이다. 언제까지 내 꿈들을 방치하고 방관할 수 있을까? 나-. 취직해야하나. 할 수 있을까? 내 삶의 바른 길일까? 바르게 살기만 바라는 내가, 적당히 살기만 바라는 내가 치열해질 수 있을까? 지금은 어떤 말이든 균형이 맞아보이지 않는다.

     

     감동은 부족했다만 꿈에 대해 생각하고, 희망을 주는 측면에서는 정말 무지개같은 소설이다. 작가가 되려니-라는 막연한 생각에 어느정도 현실성을 부여했다. 중요한 건 현실이니까. 내가 생각하는 현실이란 뭘까? 이를 정의해야 꿈을 명확히 할 수 있겠군.

     

     그냥 에쓰코같은 여성과 결혼이나 해야지. 흥.

     

    p. 105. 다소 위험이 따르더라도 말이야. 사람이란 뜻밖에 잘 쓰러지지 않거든. 열심히 하기만 하면 절실히 필요할 때 반드시 누군가가 손을 내밀어주지.

     

    p. 113. 내 경험으로는 꿈을 쫓지 않는 인생을 선택하는 데에도 꽤 많은 용기가 필요했는데.

     

    p. 146. 산다는건, 기도하는 거예요.

     인간은 말야, 언젠가 이렇게 되고 싶다는 이미지를 품고, 그걸 마음속으로 기도하는 동안에는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어요. 무슨 일이 있어도···. 하지만 꿈과 희망을 다 잃고 더 이상 기도할 게 없다면, 자신도 모르게 잘못된 길로 가기도 하지요.

     

    p. 254. 과거를 그리워하는 건 자신이 살아온 여정을 받아들였다는 증거가 아닐까? 괴로웠던 일까지 포함하여 여태까지의 인생을 통째로 긍정하기 때문에 너희는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그 당시를 추억할 수 있는 거란다. 겹겹이 쌓아온 과거의 시간이 바로 지금의 너희니, 과거를 그리워한다는 것 자체가 자신을 긍정하고, 받아들이고, 소중히 여기고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해.

     

    2. 15.

    미래는 좋아 미칠 것으로 직업삼자.

     


    무지개 곶의 찻집

    저자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출판사
    샘터 | 2012-05-29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모든 이의 상처를 치유하는 바닷가 찻집의 마법!상처 입은 사람들...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반응형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