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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이 없다면 살 수 없는, 류시화의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2013. 1. 26.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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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12. 29. - 13. 1. 21.

    류시화  -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두 번째 시집. 읽기가 어려웠다. 이상하게도 가슴으로 잘 들어오지 않았다. 머리로 읽으려고해서 그런가-

     

     많이 들어온 시인, 류시화님의 책이다. 쉬운 언어로, 간결한 문체로 슬픔에 대해 이야기한다. 시 중에 '자살'이라는 시도있다. 아무래도 무거운 느낌이 많이나는 시집이었다. 시집을 해설해준 '이문재'시인은 좋은 시에 대한 평가를 위해 세 가지 시약이 든 병을 꺼내놓으라고 한다. 고백과 묘사, 그리고 발견이라는 시약병 셋.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에는 고백과 묘사가 많다.

    고백은 정직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정직할수록 고백은 아프다. 고백은 (원)죄의 아들이기 때문이다. 묘사는 운명적으로 대상에 종속한다. 그러나 대상과 하나 (혹은 분리) 되려고 하면 할수록 묘사는 차가워진다.

    그리하여 고백의 끝, 누추할 떄가 많다. 묘사의 끝, 묘사하려는 대상 앞에서 무릎 꿇을 때가 많다.

     

     이 시집은 아프고 차갑다. 그리하여 쉽게 읽혀지지 않았다. 작가의 고백에, 묘사에 독자의 개개의 구체적인 경험 - 즉 고백과 묘사가 드러나게된다. 고백과 묘사의 정점은 아픔의 미학이다. 개인적인 아픔들이 나타나게된다.

     

     시집을 읽으면서 시를 어떻게 읽어햐하는지 방황했다. 마침표하나없는 시에, 문단이 제대로 나눠져있지 않는 시들 앞에서 나는 미끄러졌다. 어디까지 읽어가야 하는가, 어디에서 쉬어야 하는가. 그리고 어떤 의미인가.

     

    사랑도 많지만 눈물과 삶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시집이었다.

     

    내가 외우기로 결심한 시는 <패랭이 꽃>이다.

     

    <패랭이 꽃>

     

    살아갈 날들보다

    살아온 날이 더 힘들어

    어떤 떄는 자꾸만 패랭이꽃을 쳐다본다

    한때는 많은 결심을 했었다

    타인에 대해

    또 나 자신에 대해

    나를 힘들게 한 것은

    바로 그런 결심들이었다

    이상하지 않은가 삶이란 것은

    자꾸만 눈에 밟히는

    패랭이꽃

    누군가에게 무엇으로 남길 바라지만

    한편으론 잊혀지지 않는게 두려워

    자꾸만 쳐다보게 되는

    패랭이꽃

     

     

     결심들. 타인에 대해, 나 자신에 대해 한 결심들. 이런 결심들이 나를 힘들게 한다. 자꾸만 눈에 밟힌다. 삶에 견딜 수 없는 순간은 있어도 견딜 수 없는 삶은 없다. 모든 것이 견딜 수 있다. 살아있는 존재는 견디는 삶 아니겠는가. 나는 앞으로 견뎌야 할 것들이 두렵기도 하다. 뭘 해 먹고 살까. 누구랑 지낼까. 커서 뭐가 될까. 마우스커서같은 삶을 사는 것은 아닐지(리쌍 - 회상)

     

    그래서 또다시 결심을 하고, 나는 아프다.

     패랭이꽃. 

     많은 생각이 드는 시였다. 그리고 이 시와 비슷한 느낌을 주는 시가 한 편 더 있다. 바로 <별>이다.

     

     

    별은 어디서 반짝임을 얻는 걸까

    별은 어떻게 진흙은 목숨으로 바꾸는 걸까

    별은 왜 존재하는 걸까

    과학자가 말했다, 그것은 원자들의 핵융합 때문이라고

    목사가 말했다, 그것은 거부할 수 없는 하나님의 증거라고

    점성학자가 말했다, 그것은 수레바퀴 같은 내 운명의 계시라고

    시인은 말했다, 별은 내 눈물이라고

    마지막으로 나는 신비주의자에게 가서 물었다

    그는 몽툭한 손가락으로 내 가슴을 툭툭 치며 말했다 차라리

    네 안에 있는 별에나 관심을 가지라고

     

    그 설명들을 듣는 동안에

    어느새 나는 나이를 먹었다

    나는 더욱 알 수 없는 눈으로

    별들을 바라본다

     

    이제 내가 바라는 것은

    인도의 어떤 노인처럼

    명상할 때의 고요함과 빵 한 조각만으로

    만족하는 것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그 노인처럼

    밤에 먼 하늘을 향해 앉아서

    별들을 바라보는 것을 방해받는 일

     

     누군가의 말에 흔들리지 말자. 중요한 것은 내 안에 반짝이는 별이다. 모두의 가슴속에는 다른 별을 가지고 있기에 서로 다르게 평가할 수 밖에. 내 별을 조용히 바라보며 명상하자.

     

     라는 결심을 또 하고야 만다.

     

    1. 21.

    비오는 겨울에, 씀.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저자
    류시화 지음
    출판사
    열림원 | 2008-11-21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1980년 신춘문예로 등단한 저자의 시모음. 표제 외 `소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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