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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 09. 04.) 파트리크 쥐스킨트 - 비둘기
    2012. 11. 11.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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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둘기

    저자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출판사
    열린책들 | 2000-02-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독일 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어른을 위한 우화. 세상에 대한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2012. 09. 04. - 2012. 09. 04

    파트리크 쥐스킨트 - 비둘기

     

     

     

     

     

     

     

     

     

     

     

     

     

    우리의 삶은 9.11 테러 같은 크지만 내 자신과 관계가 적은 사건보다는 오히려 비둘기 한 마리에 의한, 작은 사건에 더 크게 영향을 받는다. 사소한 것, 그리고 작은 것. 그렇기에 더욱 구체화되고 경험화되며, 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쉽게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우연히도, 책을 읽는 날 비가 오고 낙뢰가 떨어지며, 천둥번개가 쳤다. 나도 내가 있는 이 곳이 무너질까 괜스레 염려가 되었다.

     

    처음 읽을 때, 그리고 마지막에서도 무슨 말인지, 주인공이 자살할지, 어떤 새로운 인물로 사건이 크게 변화될지 궁금했으나 내용은 일관되었다. 읽고 난 뒤에 여운이 잔잔하다. 나를 되돌아보았을 때 비슷한 점이 많다고 느꼈다. 사소한 것, 작은 것.

     

    나는 어쩌면 소심한지도 모르겠다. 소심이란 작은 것에도 마음을 두는 것, 혹은 마음이 작은 것. 사소한 것을 크게 느끼는 것이니까.

    기분이 무지 좋다가도 친구의 말 한마디에, 머리가 맘에 들지 않아 다시 머리를 감고 지각하는 모습, 등. 모든 것이 작은 일에서, 무심히 넘어갈 수 있는 것들을 내 스스로 크게 만들었다. 다른 사람은 나를 '나만큼' 신경쓰지 않는데도. 결국 큰 근심과 걱정을 기우에 불과한 경우가 많고, 그렇게 내 감정과 체력을 소비하곤 했다.

     

    그런 것이 사람인가 보다. 잘 되는 일을 상상하라고 하면 무엇을 상상하는가? 하지만 어떤 잘못된 경우에서 죽음으로 이르는 상상을 얼마나 쉬운지...

     

    p. 84

    보행은 마음을 달래줬다. 걷는 것에는 마음의 상처를 아물게 하는 어떤 힘이 있었다. 규칙적으로 발을 하나씩 떼어놓고, 그와 동시에 팔을 팔을 리듬에 맞춰 휘젓고, 숨이 약간 가빠오고, 맥박도 조금 긴장하고, 방향을 결정할 때와 중심을 잡는 데 필요한 눈과 귀를 사용하고, 살갗에 스치는 바람의 감각을 느끼고 - 그런 모든 것들이 설령 영혼이 형편없이 위축되고 손상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다시 크고 넓게 만들어주어서 - 마침내 정신과 육체가 모순 없이 서로 조화롭게 되는 일련의 현상들이었다.

    그런 현상이 굉장히 큰 육체 인형 속에 파묻혀 있는 정령인 제 2의 조나단에게서도 일어났다. 시간이 차츰 지나면서 발걸음을 하나씩하나씩 떼어놓을수록 몸이 점점 커져갔고, 내면도 채워져갔으며, 자기 스스로 감당해 낼 수 있는 상태로 급격하게 변화해 가더니 마침내는 조나단 자신과 일체가 되었다. 바크가의 모퉁이 쯤에 다다랐을 때 일어난 일이었다. 그는 곧바로 바크 가를 가로질렀다. ··· 계속해서 쉬지도 않고 걸어갔다. ··· 파리 전체가 저녁을 맞고 있었다.

     

    이 것이 어쩌면 내가 걷는 것과 자전거 타는 것을 좋아하는 (내가 모르던) 이유일테다. 삶의 주체라는 느낌. 주변의 새로운 환경에의 자극. 좋아하는 음악과 좋아하는 날씨에 걷는 다는 것. 한 걸음 나아가면서, 내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모순적인 행위가 가진 매력.

     

    요즘 '사소함'에 대한 책을 많이 읽었다. 사람을 기분 나쁘게 하는 것도 사소한 것이고, 사랑에서 역시 사소한 행위 하나하나를 '사실'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해석하는 나의 모습. 그리고 나 자신에 있어서도 '사소함'은 "큰"계기를 가져'왔'었다는 것을.

     

    역자 후기,

    ···때로 용의 주도하고, 때로 견고해 보이기까지 하는 우리의 계획들은 한낱 사소한 것으로 인해 무참히 붕괴되어버릴 수 있는 위험을 얼마나 많이 안고 있는가? 소유하기 위해서, 또 소유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 한 발 한 발 끊임없이 내 딛는 <삶>이라는 이름의 우리네 고투는 얼마나 단단한 지평 위에서 이루어지는가? 벽돌을 한 장 한 장 정성스럽게 쌓아올리듯 조심하며 삶을 갖추어 나가는 자의 불만은 어디서 기인하는가?

     

    그러하다. 너무 극단적인 인물이긴 했지만 덕에 자신을 잘되돌아본 것 같다. 대학 동기가 보내준 책인데, 책이 노래서 놀랐다. ㅋㅋㅋㅋ 책이 나보다 4살 어리던데.. 믿기 힘들다. 친구 덕에 좋은 책을 읽었다. :-)))

     

    2012. 09. 04.
    너무 힘든 하루라 책의 깊은 맛을 못느꼈다. 아쉽다.

     

    비둘기 (양장)파트리크 쥐스킨트(Patrick Susk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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